동북지역에 거주하는 융 모 씨는 이날 신경보에 제보를 통해 지난해 9월 3일 처가 식구 세 명이 국경을 넘어온 북한 남성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당일 오전 1시께 북한 남성이 장인(64) 집에 창문을 열고 침입해 집안에 있던 망치로 장인과 장모(60), 작은처남(25)을 살해하고 휴대전화, 현금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허룽시 난핑진 난핑촌으로 이곳에서는 지난달 27일에도 탈영한 북한군 병사가 총기를 발사해 주민 4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26살의 일반 북한남성으로 다시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가던 도중 북한 변경부대에 체포됐다. 북한 측은 그가 강탈했던 휴대전화 등을 중국 공안을 통해 융씨에게 반환했다. 국경을 넘어온 북한 탈영병 등에 의한 참혹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중국 공안은 허룽 일대 지역에 대한 개별 가정방문을 실시하는 등 지역치안을 대폭 강화했다.
허룽시 카이산툰의 한 주민은 “며칠 전 공안이 집에 찾아와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돌아갔다”며 “이번 사건으로 동요하는 민심을 안정시키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댄 이들 지역은 예전부터 북한인들의 주요 탈북 경로로 꼽혀왔으며 외딴 산간이나 두만강변에 촌락이 많아 치안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청·장년층 대부분이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떠나 주민이 20~30가구에 불과한 마을 전체가 범죄표적이 되면서 강·절도, 살인 등 강력사건이 빈발하고 북한인들이 밤에 강을 건너 식량과 가축을 약탈하는 행위도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공안당국은 2005년부터 옌볜 국경 마을의 10가구를 한 단위로 묶어 집마다 신고장치를 설치하고 한 가구에서 신고 버튼을 누르면 변방부대와 다른 9가구에 벨이 울려 신고 가구를 돕도록 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 다소 호전되면서 과거보다 국경 지역 약탈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식량 부족이 여전해 중국의 국경 마을 민가를 노린 약탈이 근절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