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경남아파트 97㎡(전용면적)는 지난 4월 11억8,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9억5,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4개월여 만에 2억3,000만원가량 상승한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추진이 가시화되는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올해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재건축 가격이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강남권 알짜 단지의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강남 4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일부 재건축 단지 가격이 몇 개월 사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보다 2억원 넘게 상승한 단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세는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두드러졌다.
반포동 경남아파트의 97㎡ 외에도 반포동 신반포3차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 아파트 99㎡형은 지난해 말에는 11억3,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2억8,000만원에 팔렸다. 108㎡형도 같은 기간 12억원에서 13억4,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뛰었다.
이 지역 M공인의 한 관계자는 "반포 경남아파트와 신반포3차의 통합 재건축 얘기가 나오면서 (재건축 후) 단지가 좋아지고 혜택도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현재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 아파트 56㎡형은 지난해 말 8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9억6,000만원에 매매됐다. 불과 몇 개월 사이 1억4,000만원이 상승한 것이다. 40㎡형의 경우도 같은 기간 5억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이 단지는 올해 1월27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3월 말까지 입주민의 이주가 완료된 상황이다. 지하철 8호선 송파역까지 걸어서 5분 거리인데다 지하철 9호선 3단계(종합운동장역~보훈병원)도 오는 2018년 개통을 앞두고 있어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강동구와 강남구의 재건축 단지들도 가격이 상승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3단지(48㎡형)는 지난달 지난해 말보다 4,000만원 오른 4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35㎡형)도 같은 기간 매매가가 2,000만원 상승하며 지난달에는 6억4,000만원에 팔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올해 가격 상승폭이 큰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입지가 좋고 사업속도가 빠르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지금 이런 단지들에 투자를 한다면 추가 상승여력이 얼마나 될지 충분히 고려해보고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