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북한에 발전소를 짓기로 결정한 계기는 김정일(金正日)북한 총비서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2일 밝혀졌다.금강산관광과 남북경협 문제로 북한을 자주 드나들고 있는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金총비서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에 발전소가 더 필요하다는 부탁을 받았고, 鄭회장은 이 사실을 장영식(張榮植)한전 사장에게 전했다. 張사장은 그 자리에서 鄭회장의 제의를 받아들여 한전 실무팀에 검토를 지시했다.
북한측은 당초 황해도 해주에 발전소를 건립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전측은 발전소 건립이 용이한 평양지역을 택했다.
한전이 북한에 발전소를 건립하는 시기는 아직 결정이 안된 상태. 현대그룹과 북한과의 경협협상이 매듭지어져야만 구체적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북한에 발전소를 짓는 방안으로 2가지를 고려하고 있다.
수력 및 원자력 발전소 건립은 공사기간및 비용이 엄청나 일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전은 화력발전소중 기력, 가스발전소에 비해 경제성이 높은 내연발전소를 건립키로 내부 검토를 마쳤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현재 4만㎾급 내연화력발전소 3기를 건립하는 방안과 제주도 북제주발전소에 건립중인 7만5,000㎾급 화력발전 설비에 3만㎾ 설비를 추가해 10만㎾급 발전소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제주도의 발전설비와 3만㎾급 설비를 추가해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전은 지난 97년 4월부터 북제주화력발전소를 확장중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발전수요 증가세가 예상보다 둔화되어 7만5,000㎾급의 3기는 오는 2001년으로 완공시기가 늦춰진 상황이다.
전력전문가들은 한전의 북한 발전소건립이 현실화 될 경우 사회간접자본(SOC)를 직접 지원하는 첫 사례가 됨으로써 남북경협에 새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동석 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