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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전상용 오렌지팩토리 대표

보따리 옷장사로 유통사업 눈떴고 땡처리 전문가 됐죠<br>중학교 졸업하자마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br>기획서 생산·판매까지 일괄 처리로 비용 절감<br>하반기 인도네시아에 해외 1호 매장 문열어




싸고 품질 좋은 옷으로 '대박' 터트렸다
[CEO&Story] 전상용 오렌지팩토리 대표보따리 옷장사로 유통사업 눈떴고 땡처리 전문가 됐죠중학교 졸업하자마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기획서 생산·판매까지 일괄 처리로 비용 절감하반기 인도네시아에 해외 1호 매장 문열어

조성진기자 talk@sed.co.kr
































가난했던 사춘기 소년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빨리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허드렛일부터 안 해본 일이 없이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내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4세 때부터 일명 이민가방에 한가득 옷을 담아 여의도 증권가를 돌아다니면서 '보따리' 옷장사를 시작했다. 패션업체의 재고를 싸게 구입해서 '떨이'로 판매하면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이후 서울시내 체육관을 빌려 단기간에 '땡처리 행사'를 열 정도로 규모를 키웠다.

당시에는 최저가를 지향하는 아웃렛이나 대형마트가 없었기 때문에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패션유통업계의 괴짜 '땡처리 전문경영인'은 그렇게 탄생했다.

전상용(50ㆍ사진) 오렌지팩토리 대표는 "패션유통사업의 모든 것은 그때 그렇게 배운 것"이라고 말했다. 보따리상에서 시작해 30년 넘게 패션유통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경영철학은 단순명료하다. 품질 좋은 옷을 공정한 가격에 팔아야 한다는 것.

전 대표는 "점포 주인이 옷을 직접 만들어서 파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오렌지팩토리"라고 설명했다.

오렌지팩토리는 유니클로 같은 SPA(제조ㆍ유통 일괄화 의류) 브랜드처럼 상품 기획부터 생산ㆍ판매까지 일괄적으로 다 한다. 차별되는 점은 일부 대규모 매장에는 타사 브랜드도 입점시켜 판매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오렌지팩토리가 유통형 SPA로 불리는 이유다.

사실 오렌지팩토리는 아웃렛으로 시작했다. 1997년 용인ㆍ남양주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패션 브랜드 업체의 재고를 판매하는 창고형 아웃렛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사업 외형이 커질수록 상품 소싱 등 재고 상품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전 대표는 5년 만인 2002년 생산기획팀을 발족해 브랜드 개발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2년 후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패션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인수했다. 2007년 캐주얼 브랜드 쿨하스, 2009년 신사 브랜드 트래드클럽, 2010년 숙녀 브랜드 아라모드를 잇따라 사들였다.

그러다 보니 특정 연령대 수요층을 겨냥하는 글로벌 SPA와 달리 오렌지팩토리는 영유아부터 중장년 층까지, 신사ㆍ숙녀ㆍ캐주얼ㆍ스포츠ㆍ아웃도어ㆍ골프 등 모든 연령과 모든 의류군을 소화할 수 있는 구색을 갖추게 됐다.

전 대표는 "많은 시행착오와 테스트의 결과"라면서 "좋은 옷을 싸게 팔기 위한 선택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매장이 직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브랜드 개발과 생산ㆍ판매에 가속도를 낼 수 있었다"면서 "회사규모가 더 커지면 100% 자체 브랜드로 매장을 채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리테일형이 아닌 정통 SPA 브랜드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오렌지팩토리에서 판매되는 24개 브랜드 중 18개가 자체 브랜드다.

전 대표가 자체 브랜드를 고집하는 것은 옷값을 낮추기 위해서다. 그는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으로 꼽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에 직격탄을 날렸다. "유니클로가 싸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그는 "절대로 싼 브랜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오렌지팩토리는 글로벌 SPA 브랜드와 같은 원자재와 제조과정을 거친 옷을 더 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예컨대 A사가 2만9,800원에 판매하던 남성 면바지와 똑같은 상품을 오렌지팩토리는 8,900원에 팔았다. 방글라데시에서 생산해 들여온 티셔츠의 경우 B대형마트는 1만3,900원에 선보였지만 오렌지팩토리는 9,900원에 팔았다.

가격을 낮춘 비결은 간단했다. 생산비용을 최대한 줄였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생산비용을 많이 쓰면 상품가격에 반영되므로 최대한 생산비를 아낀다"고 말했다.

유통단계도 축소했다. 전 대표는 "제품이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국 매장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중간 마진이 없어 싸게 팔아도 이익이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보유 브랜드가 늘어남에 따라 재고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재고 처리방법이 궁금했다.

전 대표는 "오렌지팩토리의 성공비결 중 하나는 '재고율 제로' 경영"이라며 웃어보였다.

그는 시장 반응에 민첩하게 대응해 재고 처리를 과감히 한다고 했다. 예컨대 제조원가가 1만원인 티셔츠를 1만3,000원에 내놓았는데 안 팔린다면 즉시 가격을 5,000원으로 낮춰서 모두 판매하는 식이다.

정상가격보다 60%가량 할인을 하니까 고객들도 다시 눈길을 돌리게 된다.

통상 30~40%가량 가격을 내리면서 적자를 피하는 것과 달리 전 대표는 '버리고 갈 것'은 확실히 내려놓는다는 주의다.


가격이 싸다고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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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는 원단 선택부터 꼼꼼하게 직접 챙긴다. 좋은 원단이 있다면 해외라도 바로 달려간다. 해외 각지를 돌며 쌓인 비행기 마일리지가 엄청나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매장에 선보일 제품 품평회는 일주일에 두 차례씩 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인터넷에는 싼 옷이 널렸지만 구입 후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우리가 왜 싸고 좋은지 전달하기 위해 전국 점장들을 모아놓고 품평회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해외진출도 추진한다.

오렌지팩토리는 올 하반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해외 1호 매장을 열 예정이다. 현재 매장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렌지팩토리는 3년 내 매장을 20개까지 늘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캄보디아 시장에도 진출한다. 캄보디아 프놈펜과 앙코르와트 등 주요 관광지에 3곳의 매장을 열 예정이다.

해외시장에 거는 전 대표의 기대는 크다. 현지 생산공장을 운영하면서 시장조사도 이미 마쳤다. 전 대표는 "한류 열풍 등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지 영업전략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저가 전술을 펼칠 예정이다. 국내 매장 가격 그대로 판매해도 현지 업체보다 싸게 팔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오렌지팩토리와 유사한 브랜드 매장의 가격을 분석해보니 우리보다 비쌌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 성공 열쇠로는 현지화를 꼽았다.

이를 위해 전 대표는 현지 직원 8명을 채용해 교육시키고 있다. 오렌지팩토리는 3년 내 동남아시아에서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불황이라지만 국내 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58개인 오렌지팩토리 국내 매장을 연내 80호까지 확대하고 지난해 2,500억원이던 매출을 올해 3,0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전상용 대표는▲1963년 서울 ▲1988년 우진패션비즈 설립 ▲2000년 오렌지팩토리 1호점 오픈 ▲2004년 모델리스트 상표권 매입 ▲2007년 캐주얼 브랜드 쿨하스 인수 ▲2009년 신사 브랜드 트래드클럽 인수▲2010년 숙녀 브랜드 아라모드 인수▲2011년 오렌지팩토리 50호점 돌파

"고객과 직접 소통" … 화장실에도 대표 휴대폰 번호 붙여놔남색 점퍼에 청바지 즐겨 입고 10년된 차량 손수 운전하기도눈이 크게 떠졌다.

인터뷰 전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기 위해 서울 광진구 구의동 오렌지팩토리 본사 화장실에 들어간 순간 벽에 붙은 사진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약속한 전상용 오렌지팩토리 대표가 팔짱을 끼고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그의 휴대폰 번호도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고객과 언제나 직접 소통하고 지내겠다는 전 대표의 진심어린 의지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성공한 사업가들이 개인정보 노출을 꺼리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인터뷰 장소에서 전 대표를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휴대폰으로 소비자와 직접 통화하면서 나타났다.

차림새도 예상과 달리 남색 점퍼에 청바지였다. 그의 근검절약은 몸에 배어 있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그는 연매출 2,500억원, 직원 400명을 이끄는 경영인이지만 개인기사나 수행비서조차 두지 않고 기업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본인이 직접 챙긴다.

한달에 2주는 동남아시아로 출장을 가는 전 대표는 단 한차례도 퍼스트클래스를 타본 적이 없다.

외제차도 타지 않는다. 10년이 넘은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연간 수십만㎞를 달려 직접 발로 뛰는 기업가의 모습을 실천하고 있다.

직원들은 전 대표를 '워커홀릭'이라고 평가한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본사와 용인 신갈 사무실을 옮겨 다니는 '셔틀 경영'으로 야근을 밥 먹듯 하고 있어서다.

귀가를 못하는 날도 부지기수다. 철야근무를 할 때면 전 사장의 숙소는 본사 바로 앞 횡단보도만 건너면 갈 수 있는 모텔이다. 그는 "일을 하다 보면 일산에 있는 집에 못 들어가는 날도 많다"면서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회사 근처에서 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전 대표는 "오랫동안 함께했기 때문에 모두 편하게 지내고 있다"면서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소통한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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