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미국의 대표 컴퓨터 업체인 휴렛팩커드(HP)가 2,000명의 추가 감원계획을 발표했다고 10일 전했다. HP는 지난 5월 전체 직원의 8%인 2만7,000명을 2년여에 걸쳐 감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업부진과 기업인수 비용부담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하자 이날 추가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다. 이로써 오는 2014년 10월까지 HP에서 해고되는 인력은 총 2만9,000명에 달하게 됐다. 또 2014회계연도 말까지 HP가 부담해야 할 구조조정 비용은 당초 예상했던 35억달러에서 37억달러로 늘어난다.
HP는 개인용 컴퓨터(PC)와 서버컴퓨터시장에서 경쟁사인 델과 1, 2위를 다퉈왔으나 최근 몇년간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가 PC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게다가 2008년 인수한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스의 인수비용 부담까지 겹쳐 3ㆍ4분기(5~7월) HP는 분기별 사상 최대 규모인 88억5,7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아날로그카메라시장의 절대강자던 이스트먼코닥도 이날 1,000명의 추가 감원계획을 발표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코닥은 올 들어서만도 지금까지 2,700명의 감원을 단행하는 등 한때 1만4,500명에 달하던 직원 수를 1만3,400명까지 줄였다.
코닥은 또 이날 안토이네트 매코비 CFO가 회사를 떠나고 외부 구조조정 컨설팅 회사의 레베카 루프가 임시로 그 자리에 앉게 됐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페레즈 최고경영자(CEO)의 오른팔로 알려진 필립 파라치 공동사장도 조만간 사임할 예정이다.
WSJ는 7월 코닥 운영을 위한 현금지출이 7,200만달러로 확대되자 채권단이 회사 측에 비용절감과 경영진 교체 압력을 가해왔다고 전했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 개발업체이기도 한 코닥은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고 필름카메라 사업을 고집하다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밀려난 데 이어 스마트폰에까지 시장을 빼앗겨 급기야 1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