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소규모 M&A 활발한데 주가는 시큰둥

새 수익원 발굴 등 공격 투자에도 M&A 기업간 시너지 효과 불투명<br>주가 오히려 하락세·정체 이어가


최근 주식시장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소규모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중소형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과거 M&A 이슈가 터질 때마다 주가가 급등락을 보인 것과는 달리 최근 M&A 이슈가 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시큰둥한 모습이다.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만 코스닥시장에서 기업 M&A건은 총 19건으로 전년동기(15건)에 비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형 기업들의 M&A가 늘어나는 이유는 기존 사업에 대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서면서 소규모 M&A를 시도하거나 아예 기존 사업 자체를 포기하고 다른 사업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소프트웨어 업체인 게임빌은 지난 7일과 8일 모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와 나인휠스 두 곳의 지분을 인수, 각각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게임빌은 최근 에버플ㆍ디브로스ㆍ릴렉스게임즈 등 게임업체들의 지분을 잇따라 취득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게임빌의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임빌은 지난 2·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8%나 하락했다.


주가도 연일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5월 13만원까지 치고 올라갔던 주가는 4개월 만에 70% 가까이 추락하며 5만원대로 떨어졌다. 최근 공격적인 M&A 행보에도 주가는 꼼짝하지 않고 있다. 게임빌은 컴투스 인수를 발표한 7일 0.34% 상승했으며 8일 나인휠스 인수 발표시에도 1.37%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피인수업체인 컴투스의 주가는 8%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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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ㆍ4분기까지만 해도 성장 정체기에 있던 의료장비업체 루트로닉은 2ㆍ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최근 미국 내시경 전문회사를 인수했다. 루트로닉은 8일 미국 초소형 내시경 전문 의료기기 회사 바이오비전의 지분 51%를 200만달러에 사들였다. 루트로닉은 최근 '초정밀 스마트 치료술'을 표방하며 신경외과 및 비뇨기과 등에 대한 최소 침습 수술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이를 위한 방안으로 미국 의료기기 회사 투자에 나선 것이다. 루트로닉은 이날 주가가 8% 상승했지만 전일 5% 하락하는 등 1만4,000원대에서 주가가 정체돼 있는 모습이다.

또 동성그룹 지주사인 동성홀딩스는 9월 말 핵심 사업의 역량 집중을 위해 중국 칭다오 소재의 골프공 제조업체 팬텀 골프를 매각했다. 매각 발표 이후 최근 4거래일 동안의 주가는 오히려 4%가량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한 달간 주가 역시 하락세를 그리며 5,000원대마저 위협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기존 사업군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 비핵심사업을 정리해 추가적인 재원 확보와 핵심 역량사업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성그룹은 지난해부터 자회사별 자금을 미리 확보해 M&A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최근 국내 특장차 전문 기업인 오텍은 경영 효율성 증대를 위해 AT글로벌을, KB오토시스는 용역임대업체인 KB렌탈을 각각 흡수합병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한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중소형주들의 M&A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M&A 기업들 간의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면밀히 관찰한 후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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