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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오픈한 이마트 킨텍스점의 펫(애완동물)전문점인 '몰리스펫샵' . 국내 최대인 595㎡(180평)규모로 각종 용품과 펫 유치원, 펫 수용장, 펫 미용실, 애견 운동장인 '도그런'까지 펫과 관련해 없는 게 없다. 특히 애완동물을 맡아주는 펫 호텔과 하루 동안 돌봐주는 데이케어 유치원은 급한 일을 보거나 출장 및 해외 휴가를 가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내 대기업의 모 부회장은 올 여름 자신이 키우는 작은 푸들과 함께 부산 해운대로 바캉스를 떠날 예정이다. 전에는 자식 같은 푸들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휴가철마다 고심했는데 최근에는 펫을 허용하는 호텔, 펜션들이 늘고 있어 행복한 휴가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국내에 '1,000만 펫족' 시대가 열리며 애완동물 시장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펫 시장이 14조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국내 역시 1인 가구가 늘고 노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펫을 자식이나 동반자처럼 인식하는 '펫 부모'의 소비가 확산되는 추세다.
22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펫 시장은 지난해 기준 1조4,300억원 규모로 추산, 2020년경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킨텍스점 몰리스펫샵의 경우 방문 반려견 수는 일 평균 150~200마리에 이른다. 호텔 이용도 일 평균 5마리 내외로 8월 휴가철엔 이미 예약률이 60%를 넘어섰다.
최근엔 특히 자식 못지 않은 비용을 쓰는 펫 부모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프리미엄으로 변하는 추세다. 이를 겨냥해 올 하반기 3만6,000원짜리 프리미엄 펫 샴푸 브랜드 '고든 매킨타이어'가 론칭하며, 천연 재료로 만든 유기농 호주 홈 케어 브랜드 '머치슨흄'도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프리미엄 펫하우스 브랜드 '페슬러'도 들어왔다. 직장인 박리헨(31)씨는 "사료도 탄수화물 없는 최고급만 먹이고 미용실, 예방 접종 등을 모두 이용하면 한 달에 100만원 가량을 애완견에 쓴다"며 "혜화동에 거주하는데 병원은 유명 의사가 있는 서울대 앞으로 다닌다"고 전했다. 실제 11번가에 따르면 오가닉 사료와 수제 간식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44% 상승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전년보다 74% 늘었다.
사료 시장이 커지자 식품업계도 제품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애견 사료 브랜드 '오프레시'는 2013년까지 일부 대형마트와 온라인으로만 판매했지만 지난해부터 롯데마트 전매장에 입점하는 등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다. 동물병원과 펫숍이 주요 채널인 '오네이처'는 지난해 9월 말 출시 이후 입점매장이 1,000여개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뉴트리플랜' 브랜드로 이 시장에 뛰어든 동원F&B 관계자는 "반응이 좋아 최근 고양이 건식 간식을 내놓은데 이어 라인업을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애완동물 출입이 가능한 숙박시설도 늘고 있다. W서울워커힐호텔은 애완동물과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웰컴펫'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힐튼남해도 애완동물과 함께 객실에서 머물 수 있는 '펫 프렌들리 서비스'를 마련했다. 비즈니스 호텔 '알로프트'는 애완동물 전용 침대 및 용품을 갖췄다.
통신및 방송사들의 펫 시장 합류도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은 반려동물의 위치나 활동량을 체크하고 음성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T펫' 서비스를 출시했다. KT는 올 2월 반려견 전용 오디오 채널 '도그 앤 맘'을 내놓고 개의 컨디션 조절과 정서적 안정에 도움주는 음악 3,000여곡을 담았다. 케이블TV의 경우 개 전용 유료 채널까지 생겨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완동물 혜택을 담은 신용카드, 펫 장례 서비스 등 관련 시장이 갈수록 세분화·고급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