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증시총점검] 대세상승 지속되나...

정부의 과열 우려발언과 금리급등으로 800선에서 크게 되밀린 주가지수가 4일 14포인트 오르면서 다시 770선을 넘어섰다.지난 3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이 1만1,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데다 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증시가 폭발적인 오름세를 나타내 투자심리가 호전됐다. 특히 3일 기준 고객예탁금이 전일대비 1,451억원 늘어 잔고가 9조569원을 기록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의 정책혼선과정에서 조정을 예상했던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발언도 신중해지고 있다. 조흥증권의 박신순 투자분석팀장은『박스권 횡보속에 개별종목들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우량주를 중심으로 지수가 전고점까지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며『하락조정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여러 변수가 얽혀 있는 만큼 최근 증시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속도가 문제일뿐 상승기조는 변함이 없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정책 최근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정부 정책이다. 금리상승을 검토해야 한다는 한국은행 관계자의 발언은 채권 시장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를 급등시켰다. 이로인해 지난달말 주식시장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이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왔으며 지난달 29일에는 지수가 37포인트나 급락했다. 이에 놀란 재경부는 한발 빼는 모습으로 진화에 나섰다. 증시가 과열이 아니라고 밝힌데 이어 이제는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6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희박하다. 금리를 올리면 얻는것보다 잃는게 더 많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퍼져 있는데다 누구도 인위적 금리인상후 발생할 후유증을 감당할수 없기 때문이다. ◇시중금리 상승세 한계 있다. 4일 3년 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전일대비 0.06%포인트 하락한 7.90%를 기록해 일단 금리 현상유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S증권 채권영업팀 관계자는 『한은의 논리가 일면 타당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나 금리를 올렸다가는 더 큰 부작용이 있다는 인식이 대세』라고 전했다. 채권금리의 추가 상승을 막는 논리는 채권시장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투신의 조성선(趙盛善) 채권매매팀장은『8%이상의 회사채 금리를 뒷받침 할 정도로 기업의 투자확대가 이뤄지고 있는가는 의문』이라며『이날 금리하락 반전을 계기로 당분간 채권은 박스권 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趙팀장은 『만약 정부가 금리하향기조를 바꾸지 않을 경우 채권을 다시 사겠다는 기관투자가들의 대기매수세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꺾일줄 모르는 자금 유입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시중자금의 압력은 금리 등락에 불구하고 줄어들줄 모르고 있다.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다른 문제이나 일시적인 금리상승으로는 투자심리를 꺾기에 역부족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3조5,000억원이상 늘어난데 이어 3일에는 9조원을 넘어섰으며 주식형 수익증권 자금도 같은날 3,000억원 이상 늘어 18조7,513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증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회사채 금리는 일시 반등하고는 있으나 예금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증시가 장기적으로 대세상승에 접어든 만큼 지금이 주식투자의 적기라는 인식도 퍼져 있다. 뮤추얼펀드와 대형펀드의 설립이후 미국처럼 간접투자의 붐이 의외로 빨리 조성된 것도 큰 원인이다. ◇세계 증시 완연한 상승세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은 다소 과열된 경기때문에 금리 인상의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달 위기를 맞았다. 30일 지수가 급등하다가 급락세를 나타낸 것. 그러나 3일에는 다시 미국구매관리협회(NAPM) 4월지수가 3월보다 1.5포인트 하락한 52.8포인트로 나타나자 다시 오름세를 탔다. 게다가 노동자임금 상승률도 그리 높지 않아 저물가 고성장이라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증시도 동반상승세를 나타냈다. 태국의 SET지수는 이날 국가 신용등급상향조정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일대비 10%이상 급등했다. 이지역의 증시활황은 아시아 경제위기 회복의 본격화라는 의미를 줄 뿐만 아니라 국내 수출업계에도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경제도 회복세 접어들어 애초 조정의 가장 큰 빌미는 기업실적이 호전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이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빠른 성장률 회복세와 함께 기업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정확한 실적은 6월말 반기결산을 봐야 하겠지만 저금리를 바탕으로 금융비용을 대폭 축소한 상장 기업의 올실적이 사상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미 나왔다. 4월 중순만해도 GDP성장률 상승반전이 총수요의 증가가 높아진 재고감소폭 급감으로 빚어진다는 점에서 지표상의 경기회복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강했다. 하지만 민간소비가 증가하면서 실물경기회복의 초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증권의 투자전략팀 이상재 과장은 『재고감소로 GDP증가율이 높아진다는 논리에 따를때 최근의 성장률 전망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로 소비가 되살아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李과장은 『산업활동동향에서 나타나는 출하증가율의 상승반전을 재고감소폭 둔화에 의한 지표상 회복으로 간주한다면 산업생산의 증가를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에는 삼성증권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4%에서 5.2%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실물경제 동향을 보더라도 주가는 오를 이유가 있다는 것. ◇낙관적인 증시전망 주가지수 상승은 일단 이달부터 내달까지 걸쳐 있는 유상증자 물량소화를 원활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도 증시활황에 구태여 제동을 걸 이유가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정부정책 전환을 우려하다 이같은 점을 인식, 다시 주식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6월까지는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비교적 수월하게 실적장세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리서치 센터의 박문광(朴文光)과장은 『720선에서 820선까지의 박스권 매매가 당분간 이뤄진후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연초와 같은 큰폭의 하락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금유입속도를 감안하면 정부의 인위적 제동이 없는한 유상증자 물량이 원활히 소화되며 점진적인 상승내지 기간조정을 거칠 것이라는게 朴과장의 설명이다. 삼성증권의 김군호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다시 800선중반까지 오른다음 6월중순까지 쉴 가능성이 있다』며 다소 낙관적인 의견을 내놨다. 한화증권의 구돈완 선물옵션영업팀장은 『선물시장에서 선물가격이 큰 폭하락 뒤에 회복세를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매수여력은 여전히 살아있다』며『프로그램 매수잔액이 원활히 소화됨에 따라 의외로 큰 폭 상승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망은 모두 속도만 문제일뿐 장기적인 상승을 암묵적 결론으로 상정하고 있다. /강용운 기자 DRAG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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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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