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한 달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해 24거래일 연속으로 1조8,000억원 순매수를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국내 증시 전체에서 사들인 금액(8조원)의 22%를 삼성전자에 투입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국내 시가총액 비중과 거의 비슷한 규모다.
반면 국내 기관들은 같은 기간 연일 순매도에 나서면서 1조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던졌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3조7,000억 순매도를 기록한 것을 볼 때 전체 순매도 금액 가운데 27%를 삼성전자가 차지한 셈이다.
이처럼 기관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놓고 줄다리기를 진행한 탓에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한달 동안 136만원대의 제자리 수준에 멈췄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5.2% 상승한 것에 비춰보면 시장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익이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실망감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9조9,862억원으로 집계돼 이번 분기에도 10조원대 벽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평균 목표주가 역시 지난 분기에는 200만원대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180만원으로 물러섰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미 실적 기대감 축소가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이라서 되레 실적 시즌을 거치면서 저평가 모멘텀이 살아나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특히 10월 4일로 예정된 3분기 예비실적 발표시기를 즈음해 변화의 흐름이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에 불과해 애플(11배) 등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3분기 실적시즌 이후에 4분기에 대한 기대감과 신제품에 시장 반응, 그리고 내년 휴대폰 경쟁구도가 가시화되면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