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반쯤 미쳐있는데도 최박사의 허리통과 스코어는 줄어들지가 않는다.골프채 잡은지 3년이 지나면 「올 스크래치!(ALL SCRATCH!)」라는 말이 최박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마냥 100을 왔다갔다 한다.
그냥 라운드하기 싱거워 가벼운 내기라도 할양으로 「최박사, 핸디 얼마 줄까」하고 넌즈시 말을 건네면 「내몸 전체가 핸디야(MY HANDICAP IS MY BODY)」한마디로 거절해 버린다. 그럴 때마다 「그래, 내 핸디는 내친구야(MY HANDICAP IS MY FRIEND)」라며 서로 씨익 웃으며 거래를 끝낸다.
핸디캡은 스카치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말이다. 예전 스코틀랜드 남자들은 친구 셋이상 모이면 곧잘 아침부터 술집으로 직행하여 술판을 벌였다고 한다.
술값을 계산할 때는 깍쟁이처럼 자기가 마신 술값을 각자 내는 네델란드식(DUTCH PAY)이 아니고 영국 신사답게 의젓하고 도량이 넓었다.
누군가 『그만 마시고 술값 내고 나가자』라고 말한뒤 모자를 벗어들고 「핸드 인 어 캡(HAND IN A CAP)」하며 돌아다니면 모두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모자 속에 집어넣었다고 한다.
때문에 누가 얼마를 냈는지 모를 뿐만 아니라 모두들 낼 수 있는 만큼 냈겠지 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믿는 편안한 풍습에서 핸디캡이란 단어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골프가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신사의 스포츠로 자리매김되어 있는 배경에는 성별·나이·실력차를 막론하고 대등한 조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핸디캡이란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19세기에는 하수는 훨씬 전방에서 티오프할 수 있었다. 고수에게는 클럽의 갯수를 줄이게 하는데 클럽 한 개로 한동안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프로골퍼도 있었다고 한다. 또 바둑처럼 시합전 미리 몇홀의 승리(점)를 주고 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자신의 핸디캡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공평하고 재미있는 경기를 치를 수 있다. 핸디캡은 코스 레이팅(RATING)과 골퍼의 평소 타수를 연관시켜 산정한다.
코스레이팅이란 핸디캡 0인 사람이 한코스를 몇 타만에 끝낼 수 있느냐 하는 예상치이다. 대부분 골프장 코스 레이팅은 72(타)이하인데 68이면 쉬운 코스이고 76이면 상당히 어려운 코스에 해당된다. 국내선 제주 중문CC가 75.5로 제일 높다.
핸디캡의 계산은 이렇게 한다. 최근 20번 친 것 가운데 제일 잘친 10번의 평균이 90이고 코스 레이팅이 70이라면 90에서 70을 빼고 남은 20의 85%인 17이 자신의 핸디캡이 되는 셈이다. 【강화병원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