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한 상장사가 벌써 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만간 12월 결산법인들이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어 상장폐지 가능성에 노출되는 코스닥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평산은 내부 결산 과정에서 최근 3년 연속으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사업손실과 전액 자본잠식이라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평산은 최종 사업보고서 사업손실과 자본잠식을 해소했다는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코스닥시장에서 쫓겨나게 된다.
퇴출 위기에 몰린 곳은 평산 만이 아니다. 현재 상장폐지실질심사에 직면한 8개 종목도 여전히 생사가 불투명한 상태다. 신텍은 상장위원회에서 최종 퇴출 여부가 가려질 예정이고 지난 9일 개선기간이 종료된 다스텍과 심사 속개 결정이 내려진 코아에스앤아이도 조만간 운명이 결정된다. 에피밸리도 이 달 중 개선기간이 끝나면 상장위원회에서 퇴출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넷웨이브도 사정이 심각하다. 넷웨이브는 지난 7일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된 상태로 16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코스닥 상장사로서의 자격을 잃게 된다. 이 밖에도 씨티앤티와 블루젬디앤씨, 디테크놀로지 등이 회생절차폐지결정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을 사유로 현재 상장폐지실질심사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퇴출 가능성이 점쳐지는 종목도 부지기수다. 현재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 여부가 조사 중인 종목은 미리넷과 휴바이론, 평안물산, 에어파크 등 4개사에 이른다.
문제는 이러한 종목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이후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었던 12월 결산법인들이 이달 감사보고서를 쏟아낼 것으로 보이고 이 과정에서 감사의견 거절 또는 부적정 등 퇴출사유를 가진 상장사가 상당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시한이 30일까지 내무 결산 과정에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제기된 9개 상장사의 경우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면 2012년 결산기 퇴출이란 나락으로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미 수 많은 부실기업들이 갖가지 사유로 코스닥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긴 했지만 여전히 퇴출 우려 기업이 많아 상장폐지 공포가 쉽사리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비(非)우량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을 크게 강화한 만큼 한 동안 퇴출되는 종목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2009년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 도입 이후 이미 수 많은 상장사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이름을 내렸다”며 “그렇다고 지금껏 증시 내 존재하던 부실기업이 다 사라지진 않아 앞으로도 퇴출에 대한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미 여러 기업들이 부실 징후를 보이고 있어 올해 코스닥시장도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