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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 담은 수묵 산수화 감상… 걸작 '절규' 작가 뭉크 회고전
미디어아트전 통해 감성 충전
4대궁·종묘·왕릉 등 무료 개방… 비보이와 함께 하는 국악공연
송편 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
넉넉한 한가위만큼이나 전시와 박물관 행사가 풍성하다. 보통 박물관과 미술관은 '월요일 휴관'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추석 연휴는 활짝 문을 열어 가족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기획전과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휴식을 겸한 문화 충전을 위해 온 가족이 함께 가볼 만하다. 전시장과 박물관 외에도 특별히 개방한 4대 궁궐도 빠뜨릴 수 없다. 이번 기회에 문화와 역사의 정취에 흠뻑 취해보자.
◇휘영청 밝은 달 백자로 다시보기=하늘에 뜬 달을 내 방안으로 끌어 들여놓은 것이 바로 백자 달항아리다. 한 달에 한번 보름날을 기다렸다 보는 둥근 달도 일품이지만 곁에 두고 항상 지켜볼 수 있는 조선의 달항아리도 더없이 좋다. 가나인사아트센터가 추석을 맞아 '달구경, 백자대호 전'을 기획했다. 이 전시에는 국가지정문화재 2점을 비롯한 백자대호 7점과 조선백자와 청화백자 등 명품 도자기 40여점이 선보인다. 백자대호는 전세계적으로 20여점만 전한다고 알려져 있어 그 중 7점이나 모은 전시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일명 달항아리로 불리는 둥근 모양의 백자대호(白磁大壺)는 18세기 조선백자의 백미로, 기교없이 자연미로 가득하며 빛의 방향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면서 풍부한 양감을 보여주는 게 고유한 멋이다. 조선청화백자에는 사군자, 산수화 등의 문양이 들어가 있는데 중국의 화려함과는 사뭇 다른 여유와 농담이 깃들어 있어 조선 사대부 문인들만의 한적함과 우아함을 느끼게 한다. (02)736-1020
◇전국 국립박물관에서 추석 즐기기=전국 곳곳에 자리잡은 국립박물관에서도 다양한 추석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에서는 특별전 '산수화,이상향을 꿈꾸다'가 열리고 있으며 '금관총과 이사지왕','무량수불,극락에서 만나다' 등의 테마전이 볼거리다. 추석 연휴동안 창작국악 '더 정글'과 '신명나는 한판 유희놀이'가 열린마당에서 진행된다. '경상도 개도 700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어린이 뮤지컬 '우당탕탕 해적단'과 전통음식 체험 등이 마련됐고, '남도문화전-고흥' 특별전을 열고 있는 국립광주박물관은 목판찍기 체험과 가족영화 상영을 준비했다. 중국요령성박물관 소장 '요나라 삼채'전을 기획한 대구박물관은 풍물굿패 씨알누리의 판굿과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테마전 '가야의 갑옷을 재현하다'를 열고 있는 김해박물관은 탈만들기,오색강정만들기 등 전통민속놀이 체험을 계획하고 있다. 전주,부여,공주,진주,청주,제주,춘천,나주 등 각 박물관의 행사와 일정은 홈페이지((www.museum.go.kr)에서 더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뭉크와 함께 내면을 들여다보다=서울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에서 열리는 '에드바르드 뭉크-영혼의 시' 특별전도 볼만하다. '절규(The Scream)'으로 유명한 뭉크의 원작 석판화와 더불어 대형 유화인 '생의 춤', 여성의 성스러움과 관능미를 교묘하게 표현한 '마돈나' 등 대표작을 포함해 99점이 선보인 국내 최대 규모의 뭉크 회고전이다. 뭉크는 유화,템페라,크레용,파스텔,판화 등 다양한 재료로 '절규'를 제작했으며 그 중 크레용버전은 지난 2012년 당시 경매 최고가 기록인 1,30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된 석판화 '절규'는 노르웨이의 국보급 작품으로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전시 이후 8년만에 국외 반출이 허락됐다. 물질주의에 지친 현대인의 불안을 표현한 뭉크의 작품들은 지친 심신을 위로하기에 충분하다. (02)580-1300
◇귀신,간첩,할머니로 본 미디어아트=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은 매 2년마다 '미디어아트'에 특화한 비엔날레인 '미디어시티서울'을 진행한다. 올해는 '귀신 간첩 할머니'라는 전시명으로 2일 개막해 11월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과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등지에서 열린다. 독특한 전시주제는 사실 아시아를 화두로 삼은 것으로 귀신은 아시아의 잊혀진 역사와 전통을, 간첩은 냉전의 기억을, 할머니는 여성과 시간을 비유한 것이다. 영화감독 겸 미디어아티스트인 박찬경 씨가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전시에는 양혜규·정서영·최원준을 비롯해 미카일 카리키스·자우싱 아서 리우·요네다 토모코 등 전세계 17개국 42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미디어아트로 표현한 아시아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02)2124-8988
◇박수근·권옥연 추석 한정판 미술관 카드=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은 검정색화 흰색의 단순한 디자인이던 기존 회원카드(기프트카드)를 추석을 맞아 박수근의 '정물화', 권옥연의 '달밤' 등 미술관 소장품 8개 작품의 이미지를 활용한 한정판 카드로 21일까지만 판매한다. 회원카드를 구입한 미술관 회원에게는 1년간 전시 무료관람 외에도 교육·행사 참여 기회가 제공되고, 미술관 주변 식음료 시설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추석 한정판 판매 기간에는 5만원 일반회원과 10만원 특별회원 카드를 1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며 구입자 전원에게 머그컵·에코백, 담요 등 사은품도 증정된다. (02)2188-6144
◇고궁에서 즐기는 한가위 전통문화=고유 명절인 추석을 맞아 문화재청은 연휴 기간 내내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의 4대궁을 무료로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덕수궁 즉조당 앞에서는 8일 오후 3시 경기민요 등 전통국악공연, 9일 같은 시각에는 사물놀이·판소리·비보이가 어우러진 퓨전국악공연이 펼쳐진다. 또한 4대궁 전역에서는 7~9일 '문화유산 3.0 대국민 이해도 증진을 위한 퀴즈맞히기' 행사가 진행된다. (02)751-0740
◇민속박물관에서 경험하는 전통 추석=명절 때 가장 가볼만 한 곳 중 하나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다. 특별전으로 강원도를 유람하듯 명승지를 관람할 수 있는 '강원별곡'과 3대의 출산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대의 출산 풍습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출산, 삼대(三代)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전시로 전래동화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전시한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똥의 생태순환과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똥 나와라 똥똥' 특별전이 마련돼 있다. 연휴기간인 8일과 9일에는 남녀노소 외국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팔씨름, 돼지씨름, 릴레이 3종경기가 시간대별로 열린다. 8일에는 인터넷 사전접수로 참여할 수 있는 민요 부르기 대회가 개최되고, 9일에는 길쌈놀이 '가배'를 되살려 거창삼베길쌈보존회의 전통 베짜기 시연이 박물관 앞마당에서 열린다. 또한 추석 명절음식인 삼색송편과 식혜, 가배주와 인절미 등 세시음식을 나눠먹는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www.nfm.go.kr)
◇종묘와 왕릉에서 경험하는 왕실의 명절=종묘와 조선왕릉도 추석날 무료로 개방된다. 종묘는 원래 예약제로 운영되기에 이번 기회에 가족과 다녀오면 좋겠다. 6일 오전 10시 종묘 재궁에서는 쉽고 재미있는 해설이 곁들여진 종묘 제례악 공연이 열리고, 이날 오후 2시 종묘 정전에서는 세자빈이 혼례 후 시어머니인 왕비와 함께 처음으로 종묘를 참배했던 의례인 묘현례(廟見禮)를 재현해 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