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유가 하락으로) 승자와 패자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세계 경제에 좋은 소식"이라며 "유가가 30% 하락할 경우 선진국 대부분이 약 0.8% 추가 성장하고 내년 미국 경제는 (IMF의 기존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높은) 3.5%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으로 민간 소비지출이 늘고 기업의 에너지 비용은 감소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가 하락에 미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스탠리 피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율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성장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버나드바루크대 연설에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떨어지면 미국의 부는 6,700억달러 증가할 것"이라며 "유가 하락으로 가계의 실질소득이 늘면서 소비지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유로존의 경우 4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가운데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격론이 일고 있다. 옌스 바이트만 ECB 집행위원(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은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은 일종의 미니 부양책과 같다"고 강조했다. 유가 하락이 경기부양 효과를 내는 만큼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 확대나 국채 매입 등과 같은 전면적 양적완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가 하락이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을 촉발해 소비와 기업 투자를 지연시키는 등 유로존 디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