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박재완 경제팀의 과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수장으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3기 경제팀이 출범했다. 초대 강만수 경제팀과 2기 윤증현 경제팀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빠른 시간에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면 3기 박재완팀의 과제는 물가불안을 비롯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성장활력을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성장과 물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가장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데 이어 성장ㆍ물가ㆍ국제수지 등 거시지표면에서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경제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물가불안에다 일자리 부족 등이 겹쳐 대다수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위험수위에 이른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고 저축은행 사태, 전월세 대란, 부동산경기 침체 등도 쉽지 않은 과제다. 해묵은 서비스 산업 선진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세를 어떻게 막아내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벌써부터 여야 간 포퓰리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4ㆍ27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무상급식ㆍ무상보육ㆍ무상의료 등 무상 시리즈로 재미를 보자 한나라당은 뒤질세라 MB노믹스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감세기조를 뒤엎는가 하면 반값 등록금 등 인기영합적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친서민'이라는 명분 아래 전월세상한제ㆍ이자제한법 등 반시장적인 정책들도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박재완 경제팀의 성패는 나라살림이야 어떻게 되든 선심성 공약으로 표만 얻으면 그만이라는 포퓰리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포퓰리즘은 기승을 부릴 것이 확실시된다. 이 같은 정치적 입김을 차단하고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후기 경제를 맡은 박재완 경제팀의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포퓰리즘이 발호하면서 위기에 몰린 MB노믹스의 철학과 가치를 지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박재완 경제팀에 이명박 정부의 경제성적표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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