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 5년차 여성 A씨(33)는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3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결혼 직후 2세 계획을 세워 피임을 하지 않은채 부부생활을 했다. 결혼 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시댁 어른들은 조심스럽게 손주가 보고 싶다며 아이는 언제 갖을꺼냐 물으셨다. A씨의 마음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자신이 난임의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 임신이 잘되는 방법을 모조리 찾아 민간요법 등을 시행했지만 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산부인과에 찾아가 불임 관련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A씨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판명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남편에게 불임 검사를 권유했다. 남편은 조금 더 노력해보자며 검사 받기를 꺼려하다 결국엔 불임 검사를 받으러 갔다. 진단 결과 원인은 남편에게 있었다. 전문의 소견에 따르면 남편 정자의 운동성과 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 남성 불임, 내가 정말 불임인가?
일반적으로 부부가 1년동안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 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다면 불임으로 판단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기 위해서는 여성의 난소에서 배란된 정상 난자와 남성의 정상 정자가 만나야 한다. 하지만 정자가 나오지 않거나 나오더라도 움직임이 느린 경우, 모양 등에 이상이 있을 경우 만남은 어렵다. 이러한 문제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바로 남성 불임인 것이다. 이 외에도 성기 기형이나 성기 기능 장애에 의해 불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 남성 난임 환자 증가율...여성의 ‘4.7배’
불임클리닉 관계자에 의하면 불임검사를 받으려고 불임클리닉을 먼저 찾는 경우는 대부분 ‘여성’이라고 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의하면 전체 불임 환자는 19만여 명, 이 가운데 남성 환자는 4만 명을 넘어섰다. 환자 수는 여성이 많지만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남성 환자의 경우 12%에 가까워 여성 환자 증가율의 네 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은 정작 여성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불임의 모든 책임을 여성의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와 남자가 불임 검사 받는것을 부끄러워하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 불임검사, 남자가 먼저
불임을 겪고 있는 부부라면 남성이 먼저 ‘정액 검사’를 받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남성 불임 증가율이 급증하기 때문에 남성이 먼저 검사 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불임 검사를 하기 전 원인은 알 수 없다. 하물며 원인이 어느 한 쪽이 아닌 남성과 여성 모두의 문제인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에게 먼저 검사를 권하는 것은 남성 불임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2-3일간의 금욕 기간을 거친 뒤 정액을 채취하면 정액량, 정액의 산성도, 정자밀도, 총 정자수, 정자의 운동성, 정자 모양, 생존력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여성은 난임검사를 하기 위해서 월경주기에 맞춰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혈액검사, 질초음파, 나팔관조영술 등 남성보다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검사들을 해야하고 검사비용도 비싸다.
= 남성 불임, 극복할 수 있다
만일 난임검사 결과 정자에 이상 징후가 있음을 확인하더라도 낙담해서는 안된다. 정자의 건강은 선천적 요인과 결혼이 늦어지는 것도 주요 원인이지만 환경적 요인도 크다. 즉 이 말은 환경이 좋아지면 정자의 건강성도 달라 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어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꼼지락 거리던 정자가 오늘은 컨디션이 회복돼 난자를 향해 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적 요인에 의한 불임은 정자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하체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은 정자의 활동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꽉 끼는 바지, 뜨거운 사우나 등은 자제해야 한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 음주, 흡연 등은 정자의 건강을 해친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적절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등 평소 건강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남성불임의 경우 조기에 진단하면 절반 정도는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하니 거부감 없이 병원을 일찍 찾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