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에 위안화 절상속도를 더욱 높여 금융 시스템 개혁 작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 동안 IMF가 보고서와 관계자 입을 통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한 적은 있지만 위안화 절상을 중국 금융개혁의 신호탄으로 삼으라며 압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이달 초 고용 둔화를 이유로 위안화 절상을 서두르지 말 것을 조언했던 IMF가 크리스틴 라가르드 신임 총재 취임 이후 또 다시 서방 세계와 입을 맞추며 위안화 절상 압박을 가하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IMF는 20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 당국이 점진적으로 위안화 절상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위안화는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절하 돼 있다"며 "위안화 절상을 통해 수출형 국가에서 내수 국가로 전환하는 계획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IMF는 이어"중국의 수출 중심 경제 구조가 세계 경제 안정성을 해치고 불균형을 초래한다"며 "중국 당국은 위안화 절상에 더욱 박차를 가해 리밸런싱(불균형 해소)과 금융 시스템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IMF가 중국에 위안화 절상 공세 고삐를 더욱 쥘 것이라는 전망은 일찌감치부터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가르드 IMF 총재가 주민 IMF 특별 고문을 부총재에 임명한 것은 위안화 절상 공세를 더욱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IMF가 단순히 위안화 절상만 압박한 것이 아니라 위안화 절상을 매개로 중국에 금융 개혁을 본격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고 있다. IMF의 아시아-태평양 부문 수석 자문관인 나이젤 초크는 "중국 금융 시스템 자유화의 첫째 선결 조건은 위안화 절상"이라며 "이후에도 금리 자유화, 신용 채널 확대, 자본 계정 자유화 조치를 통해 중국 당국이 금융 시장에 개입하는 정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IMF의 보고서가 공개되자 중국은 즉각 불만을 표시했다. IMF의 지안시옹 중국측 대표는 "IMF는 위안화 환율 추이와 중국 당국이 마련한 중장기 금융 개혁 방안을 전혀 살펴보지 않은 채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 등 서방의 압력이 고조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자 올해 초부터 월 평균 0.5%정도 위안화 절상을 용인하고 있다. 중국은 또한 한 달도 채 안돼 IMF가 말을 바꾼 것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다. 지난 1일 IMF는 위안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제조업과 연관 서비스업에 타격이 불가피 해 농업 이외 모든 산업 고용 증가율이 0.4~1.4% 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며 중국에 위안화 절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지안시옹 대표는 "세계경제 불균형의 원인을 위안화 평가절하로 못 박는 것은 어폐"라며 "오히려 세계 경제 위기로 중국의 금융 개혁이 지체되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IMF는 2011년 하반기부터 중국 인플레이션이 한 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중국 당국의 물가잡기 조치들이 2011년 하반기부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다만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더 올리고 위안화 절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