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출산 경험 있는 중년여성, 하지정맥류 주의해야


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부 이모 씨(41)는 지난해 아이를 출산한 이후 종아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곤 했다. 산후통으로 여겨 그냥 지나쳤지만 올 들어서는 밤만 되면 극심한 통증이 찾아와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종아리에 쥐가 나 잠에서 깬 적도 여러 번이다. 그러다가 최근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자신의 증세가 하지정맥류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문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은 결과 역시 하지정맥류였다.

이씨의 경우처럼 출산 이후 하지정맥류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꽤 있다. 임신 중 생긴 하지정맥류 때문이다. 임신을 하면 복압이 증가하고 정맥순환장애가 생기기 때문에 정맥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출산 후 체중이 감소하면서 대부분 원래 상태로 호전되지만 일부에서는 손상된 정맥류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그 기능이 저하돼 하지정맥류로 발전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부터 최근 5년간 하지정맥류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6.7% 증가했는데, 이중 40~50대가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유전적인 영향이 가장 크지만 특히 중년 여성에게 하지정맥류가 많이 나타나는 것은 임신 경험과 관련이 있다는 게 의학계의 통설이다.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에 종사하거나 다리를 꼬고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 등이 하지정맥류의 발병을 촉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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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혈관벽이 약해지거나 정맥 내 판막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정맥 일부가 확장된 것을 말한다. 정맥 속 판막은 혈액이 항상 심장 쪽으로 흐르도록 돕는 기능을 하는데 판막이 이상이 생기거나 정맥 벽이 확장되고 늘어나면 혈액이 역류하게 된다. 이런 경우 역류된 혈액과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서로 만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그 압력으로 인해 정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거나 거미줄 같은 실핏줄이 나타난다.

증상은 다리가 무겁거나 쉽게 피곤해지는 것을 느끼고, 때로는 아리거나 아픈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래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고, 특히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리거나 아파서 잠을 깰 수도 있다. 정맥류가 심하면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궤양이 발생하거나, 혈액 순환이 정체돼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질환이어서 한번 발병하면 저절로 낫지 않아 초기치료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에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 착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세가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에는 정맥내 레이저요법이나 고주파 혈관폐쇄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두 시술 모두 흉터가 남지 않기 때문에 미관상 문제가 없고 통증이 적어 시술 당일 퇴원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서울장문외과 송호석 원장은 “출산 경험이 있는 중년여성들 가운데 종아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며 “하지정맥류는 치료를 하지 않으면 미용적으로 보기 싫을 뿐만 아니라 합병증이 심해지고 치료가 불가능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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