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구 '메디시티' 위상 흔들린다

응급체계 미비로 잇단 의료사고…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등 흠집


'메디시티'를 지향하는 대구에서 응급의료체계 미비로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가 숨지거나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의료도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일 뇌출혈로 두통 증상을 호소하던 강모(48ㆍ여)씨는 대구지역 4개 병원을 돌아다녔지만 병원측의 전산장애 등으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강씨는 발병 후 5시간이 지나 뇌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장중첩 진단을 받은 4세 여아가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응급실을 전전하다 제때 치료받지 못해 끝내 사망했다. 응급의료체계 미비에 따른 이 같은 사고가 잇따르면서 '메디시티'를 내걸고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각종 국책사업을 추진해온 대구시 및 지역 대형병원들의 위상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사고 때 마다 내놓는 대책에도 근본적인 개선책은 들어있지 않아 또 '땜질 처방'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3일 김범일 시장과 지역 5개 대형 종합병원장, 응급의학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응급의료 종합대책 회의'를 열고, 24시간 주요과목 전문의 당직제도 도입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6일 소아 응급진료체계 긴급 개선대책을 발표한 이후 두번째. 대책을 보면 우선 대학병원급 지역 종합병원에는 내과와 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마취과 등을 중심으로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가 24시간 상시 대기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응급실에 경증 응급환자 전용 진료실을 설치, 경증과 중증환자를 나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58억원을 들여 소아과, 산부인과, 심ㆍ뇌혈관 질환별로 지역 중형병원 3개를 거점병원으로 지정, 경증 응급환자를 받도록 했다. '119'와 '1339'(대구응급의료정보센터)를 통합한 응급의료 콜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중앙정부와 협의해 추진한다. 그러나 지역 대학병원에서는 대부분 이미 당직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공휴일 및 야간 비상진료체계 강화도 매번 대책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여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일고 있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응급실에 전문의가 부족하고, 병원들이 외래환자 위주의 병원정책을 펼치면서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응급의료 인력 확충 및 응급실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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