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슈 in 마켓] 현대차 연일 신저가… 힘 못쓰는 자동차주

"부진 이어질것" VS "저가매수 기회" 팽팽

엔저에 내수침체까지 겹쳐 실적악화 예상

"신차판매 늘어 4분기 영업익 개선" 주장도

기아차 ''올 뉴 쏘렌토''


자동차주가 엔저와 파업의 이중고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고 기아차(000270)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2·4분기 원화 강세와 내수 부진 여파로 고전했던 현대·기아차가 올 3·4분기에는 엔저와 파업의 여파로 다시 한 번 위기를 겪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주의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견조한 글로벌 판매량을 바탕으로 신차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4·4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시점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주가는 이날 장중에 21만2,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현대차는 추석 연휴 직전 거래일인 5일에도 장중에 21만6,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틀 연속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대차 주가는 7월31일만 하더라도 24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최근에는 10% 넘게 빠졌다. 기아차는 주가가 5만원 중후반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현대모비스(012330) 주가도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27만2,000원)에 근접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자동차주의 동반 부진은 최근 들어 거세지고 있는 엔저 현상과 관계가 깊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저 심화로 핵심 수출업종인 자동차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엔저가 심화될수록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며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자동차주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엔·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할 때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8월22일 기준 달러당 103.98엔으로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10일 기준 106.73엔까지 올랐다. 이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각각 3.1%, 1.2% 하락했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개장 직전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를 반영해 100엔당 958원 27전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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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분파업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키는 것을 놓고 사측과 대립하다가 지난달 22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통상임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쟁점에 대해 노사가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차기 교섭이 재개될 오는 22일까지는 교착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추석 전 노조의 부분파업 등으로 차량 1만5,5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3,400억여원의 매출 차질이 생긴 것으로 집계했다.

엔저와 파업의 이중고에 내수 부진까지 겹친 점도 부담이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수입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13.4%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줄곧 하락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이 자동차주를 싼 값에 담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위상이 여전하고 하반기부터는 신차 판매 효과도 본격 반영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4분기에 전 세계 시장에서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200만대를 넘어섰다. 2·4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9.1%로 역대 두 번째 성적이다. 이는 최대 점유율 기록인 2012년 4·4분기(9.4%)에 근접한 수치로 원화 강세라는 악조건 속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량은 각각 124만8,000대, 75만6,000대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은 3·4분기까지 지속되겠지만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면서 "신차의 이익기여 상승과 각종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활동 등을 감안할 때 4·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6% 정도 늘며 증가세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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