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후 수익률 상위3개사 순자산 1,000억 미만 소형운용사
지난 해 고전을 면치 못하던 중소형 운용사들이 올 들어 수익률 약진으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 300억원 이상 42개 운용사 가운데 연초 이후 주식펀드 수익률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8개는 순자산 규모 1조원 미만의 중소형 운용사가 차지했다.
LS자산운용은 지난해 -12.2%의 저조한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올 들어 14.07%의 수익률로 1위로 급부상했다. 칸서스운용 역시 지난해 -17.40%의 수익률을 보였으나 올 들어 11.77%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운용은 지난해 1.01%의 수익을 올려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4.02%의 수익률로 2위 자리에 올랐다. 동부운용 역시 지난해 6위에 해당하는 1.55%의 수익률을 보였고 올해도 13.20%의 수익을 거둬 순위를 2단계 끌어올렸다.
반면 대형운용사들의 연초후 수익률은 중소형운용사들에 비해 다소 저조한 모습이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전체 7위에 해당하는 -5.29%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 6.88%의 수익률로 40위로 떨어졌다. 한국투자밸류자산 역시 지난해 0.23%의 수익률에서 올 5.87%로 비교적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대형운용사들 중 올해 들어 수익률 순위가 상승한 곳은 한국운용, JP모건,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UBS 뿐이다. 이 중에서도 눈에 뛸만한 곳은 지난해 -15.82%에서 올 13.17%의 수익률을 기록한 JP모건과 -10.95%에서 13.08%로 껑충 뛴 한국운용 정도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운용사들의 약진을 유동성 장세 속 업종∙종목간 키맞추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운용 규모가 작아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변화시킨 점 때문으로 진단했다.
한상수 삼성운용 전략운용본부장은 “지난해 시장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대형 펀드들은 주로 자동차, 내수, 통신 등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았다”면서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글로벌 유동성이 들어오면서 지난해 주가가 좋지 않았던 소재, IT부품, 건설, 해운 등이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는데 대형펀드들은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 변화 속도가 느려 수익률 상승폭이 크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도 “연초 후 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였는데 중소형운용사들이 빠른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 판단에 있어서 단기 수익률에만 연연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김 연구원은 “2개월 남짓한 짧은 기간의 수익률로 펀드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며 “장기적으로 볼 때 대형운용사들이 리스크관리 시스템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