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사정 「대화합」 선언하자”/패널리스트 토론내용 요약

◎“금리 선진국의 2배… 기업의욕 상실/3주체 손잡고 「경제대책협」 설치를/규모의 경제 탈피 첨단기술개발 주력해야”21일 하오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사정 대토론회에서는 주제발표자 3명과 패널리스트 5명이 경제살리기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전개했다. 다음은 주요 토론요지. ▷박병재 현대자 사장◁ 경제살리기에 나서는 데 가장 중요한 일은 각 경제주체가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지금까지 규모위주로 경쟁력을 키운다는 허상을 가져왔다. 자동차업계도 세계5대 생산대국이라는 규모에 자만하고 첨단기술개발이나 경쟁력 확보를 게을리 해 이제와서 허둥지둥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론 기술개발이나 상품 고부가가치화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기업들이 지금껏 제시한 많은 비전도 대부분 2000년에 매출을 얼마로 올리겠다, 몇대 더 생산하겠다는 식의 막연한 내용에 그쳤다. 이제 핵심역량을 제시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 고급상품을 언제까지 개발하겠다, 수익성을 얼마 올리겠다 하는 구체적 비전제시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기업이 어떻게 고비용구조를 타파하느냐도 문제다. 우선 임원·고급간부부터 임금을 동결·삭감하여 건전한 기업풍토를 마련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정부는 어떤 정책이든 사태를 악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정책 수립에 좀더 심혈을 기울이고 노조측은 먼저 희생하는 주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훤구 노동경제연 원장◁ 오늘 토론회를 비롯, 노사정이 힘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은 여러번 있었지만 각론적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가 부족했다. 이에 좀더 구체적 논의를 위한 협의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정치권이 운영중인 경제대책협의회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고 구체적인 협의가 어려운 실정이다. 노사정이 주체가 되어 협의를 도출하는 기구가 마련되면 노동, 임금, 국민생활 안정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 논의를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협의체를 통해 저축과 과소비문제, 에너지절약 등 범국민적 경제살리기 운동의 큰 기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기업단위로도 최근 잇따른 노사 기업살리기 선언이 선언으로 끝나고 후속조치는 따르지 않는 실정이다. 노사는 기업단위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재고해야 한다. 기업단위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질서를 새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의 품질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것을 노동계가 주창해주기를 기대한다. ▷정재영 성균관대 교수◁ 80년대 들어 많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사회주의가 망했나 했으나 많은 노동인구가 자본주의 시장으로 들어와 경제환경 자체가 바뀌는 결과를 가져왔다. 영국·미국·뉴질랜드 등은 이대로 가다가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정부차원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제시, 성공단계에 이르고 있다. 우리 경제가 잘되기 위해서 본인이 주장하는 것은 돈 안드는 정치, 정부구조 개편, 교육구조 개선등 3가지이다. 우선 정치가 경제발전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정도로 나아져야 한다. 정부조직과 기능은 경쟁상대국에 뒤지지 않는 형태로 재조정돼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인력의 질적 향상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점차 창의력이나 기술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므로 정부가 이러한 분야의 인력을 키우는데 앞장서고, 인력 육성의 기반이 되는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대학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데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진동 서울경제신문 주필◁ 현재의 경제위기는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경쟁력약화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경제가 어려워지니까 축소균형적인 발상을 하고 있으나 확대균형적 정책이 바람직하다. 지금의 경제정책을 보면 공격적이기보다는 수세적으로 돌아선 느낌이다. 경제위기의 원인과 처방은 이미 노사정간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실천적 과제로 두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는 고비용구조의 핵심인 금리안정 문제이다. 현재 금융개혁위원회에서 마련중인 금융산업 개혁이 실효를 거두기위해서는 금리인하로 나타나야 한다. 금리인하를 위한 구체적 정책은 무엇이고, 언제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를 묻고 싶다. 둘째 지금 경제난의 병인은 수출감소와 폭발적 소비증가 때문인데 수출증대를 위한 단기대책의 중요한 잣대인 환율정책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도 궁금하다. 수출이 늘려면 고비용구조를 깨는 것이 근본적 처방이겠으나 그것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경제난 타개를 위한 실천적 방안 마련과 의지를 다지기위해서는 노사정이 손을 잡고 경제살리기 공동선언을 할 것을 제의한다. ◎스케치/“못다한 얘기 휴게실서…” 장외토론 열기/대리발표 강차관 “내생각엔…” 적극 피력/참석자 본지기사 밑줄치며 사전 분석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경제살리기 대토론회에서는 정부관계자, 기업인, 근로자 등 2백여명의 참석자들이 행사 시작전부터 자리를 메워 토론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하오 2시부터 시작된 이날 대토론회에서는 박병윤 본사 대표이사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우리 경제가 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해소할 방향은 다시 한번 노·사·정이 합심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토론 주제 발표자들이 국내 경제의 문제점을 한가지씩 거론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등 공감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휴식시간 없이 2시간30분동안 속개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일부 참석자들의 경우는 이날 토론장의 열기를 반영, 대회의장 옆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조차 경제 살리기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토로하는 등 토론장 밖의 분위기도 토론장안을 방불케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그러나 주제발표자로 참석키로 했던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이 루카셍카 벨라루시 대통령의 갑작스런 방한으로 인해 강만수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강차관은 이를 의식한 듯 처음에 강부총리가 써놓은 원고를 읽다가 중간 이후에는 우리경제 현실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피력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날 대토론회에서는 또 일부 참석자들이 주제발표 내용을 메모지에 일일이 받아적어 경제 살리기에 대한 각계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에 앞서 이날 대토론회 시작전에 도착한 일부 참석자들은 본지에 게재된 경제살리기 기사내용을 꼼꼼히 읽는가 하면 한줄 한줄 밑줄을 치며 세심히 분석하는 모습도 보였다.<신경립>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