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디스의 경종

이에따라 자칫 한국의 은행들은 장차 외국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시장 점유율이나 그동안 장점을 보여 온 영업분야 모두를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적으로 볼 때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울한 진단이다. 무디스사의 이같은 분석은 한국 금융기관을 바라보는 외국투자가들에겐 하나의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경고를 발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보고서는 시각차에 따른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한국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국가신용 등급 상승에 따라 신용등급이 올랐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럼에도 불구, 일반은행은 평가대상 46개국 가운데 43위로, 「계속 최하위」인 E(매우 약함)~E+사이로 분류된 것은 아픈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말레이시아(36위) ·멕시코(40위)보다 뒤처져 있으며 우리 다음으로는 타이(45위)와 러시아(46위) 등이 있을 뿐이다. 보고서는 한국정부의 개혁의지가 정·재계의 내부 세력으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특히 재벌그룹의 개혁과 관련, 경제회복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재벌개혁의 방향도 기업의 수익성과 주주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경영방식의 근본적인 개혁이 없을 경우 국제경쟁력 개선에 실패, 궁극적으로는 은행의 부실채권 증대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위해 64조원의 공적자금을 조성, 쏟아 부었는 데도 부실채권이 다시 또 증가한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 은행들도 이제는 홀로 서기를 해야 할 때다. 더 이상 공적자금 수혈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도 재무건전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빅뱅을 통해 세계 10대 은행 가운데 1·2위와 7위로 부상, 세계의 금융질서를 바꿔놓을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 금융기관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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