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 단독 출마한 이완구·주호영 의원을 표결 없이 박수로 합의 추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원내대표로는 3선의 박영선 의원이 당선됐다.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다.
박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2차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전체 투표 참여자 128명 가운데 69표를 얻어 59표를 득표한 노영민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큰 부담이 생겼다."
야당의 강경파인 박영선 의원이 8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한 새누리당 의원이 한 말이다.
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 원내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재벌과 검찰·국가정보원 개혁론자로 통한다. 그만큼 원칙과 소신이 뚜렷하다. 그는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지난해 12월31일 심야에 여권의 역점법안이던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상정조차 않다가 상설특검·특별감찰관제의 2월국회 통과를 전제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결국 2월 국회에서 여야 공방을 거치며 검찰개혁법안이 퇴색되기는 했으나 "검찰개혁법이 그만큼이라도 된 것도 뚝심의 박영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는 당선 직후에도 '책임지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는 당당한 야당'을 외치며 당당한 야당, 존재감 있는 야당을 강조해 앞으로 대여 강경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의 파트너인 이완구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 측도 박 원내대표의 당선에 대해 겉으로는 환영의 뜻을 비치면서도 내심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야당의 협조 없이는 되는 게 없는데 강성인 박 원내대표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말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온건 합리주의자이기는 하지만 충남지사 시절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데 반발, 2009년 12월 지사직을 전격 사퇴하는 등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있어 박 원내대표와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두 사람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협상 등에서 불협화음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국정조사와 대책위 구성, 진상규명과 피해자를 위한 특별법 제정, 특검추진 등을 놓고 양측의 기싸움이 예상된다. 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도 일부 마찰이 예상된다. 다만 박 원내대표가 초·재선 강경파의 지지뿐만 아니라 결선투표에서 비교적 온건한 신주류의 지지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나 일방적인 강공보다는 견제와 협조를 병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원내대표 역시 이날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박 대통령께 고언을 드리는 역할을 더욱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혀 야당과의 관계설정에 무게감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