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애셋플러스] 아마존 상륙 눈앞 … 백화점 '흐림' 홈쇼핑 '맑음'

■ 업종별 전망 - 유통

해외직구로 가전양판점 등 타격

온라인 서적업체도 큰피해 예상

홈쇼핑·대형마트 선별투자 필요

CJ오쇼핑의 한 쇼호스트가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겨울 외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CJ오쇼핑


증권가에서 꼽은 올해 유통업계의 화두는 세계 최대 온라인업체인 아마존의 국내 시장 진출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접구매(이하 해외직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병행수입 규제도 완화되면서 아마존이 국내 유통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아마존 상륙은 예정된 수순=증권가에선 아마존의 국내 유통업 진입을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마존이 북미 대륙과 브라질, 유럽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 이미 사업을 하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을 놓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국내와 해외 상품 가격 격차가 커 해외직구가 활발하다는 점이 아마존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 이용액은 2010년 2,800억원에서 2012년 7,230억원으로 늘어났고, 2013년에는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3년 만에 약 4배 확대된 것이다. 5년 후 해외 직구 이용액은 연간 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아마존 해외사업의 일반유통(전자책 등 미디어 부문제외)부문 매출이 2007년 21억달러에서 2012년 154억달러로 5년간 연평균 50% 증가한 점을 감안해 계산한 전망치다.

아마존의 국내 유통망 진입은 국내와 해외 간의 가격 격차가 큰 상품인 가전제품과 의류, 잡화 상품 등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의 확산은 상품 가격 차이 때문"이라며 "소비자는 더 이상 품질 대비 비싼 가격을 용인하지 않아서 유통업체의 상품 마진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백화점은 타격 불가피=아마존이 국내에 진입할 경우 해외직구 증가는 가속될 전망이다. 단기에 해외직구가 국내 유통업을 위축시키지는 않겠지만 갈수록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수요는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업체의 소매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인한 이익 감소를 우려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해외직구 규모가 커질수록 가전양판점과 백화점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전양판점과 백화점의 주력상품인 가전제품과 잡화, 의류, 화장품이 해외직구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해외직구 이용액에서 가전제품 및 잡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이르며, 건강식품 20%, 의류 14%, 화장품이 7% 였다.

온라인 서적 유통업체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 예스24 등이 대표적이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은 초창기에 외국어 서적을 파격 할인가격으로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추후 현지 도서에 대해 풍부한 전자책으로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쓴다"며 "아마존의 진출은 기존 온라인 서적 유통업체에는 상당한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지난 2000년 일본시장에 진출하면서 쓴 영업전략을 보면 온라인 서적으로 시장에 침투한 후 점차 일반상품으로 영역을 넓혀 종합전자상거래로 탈바꿈했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은 일본 진출 11년 만인 2011년에 일본어 지원 킨들로 전자책 시장을 선점했고, 일본 2위 온라인 유통업체로 자리잡았다.


◇홈쇼핑 등 선별 투자 전략 필요=홈쇼핑과 대형마트는 아마존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다. 홈쇼핑은 이미 병행수입 확대를 통해 해외직구 수요의 일정 부분을 흡수하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쇼핑의 경우 시공간의 제약을 없앤 편의성에 더해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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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경우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은 해외업체가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며 홈쇼핑과 마찬가지로 병행수입 확대를 통해 해외직구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유통업종별로 선별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직접구매 급증에서 보듯 소비자는 더 이상 높은 가격을 용인하지 않는다"며 "해외직구와 아마존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전양판점이나 백화점 업종은 피하고 홈쇼핑, 대형마트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백화점, 신세계, 롯데하이마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 반면, CJ오쇼핑과 GS홈쇼핑의 목표주가를 각각 47만원과 34만원으로 상향했다.

화장품 시장 더 달린다

지난해 3.7% 이어 올 5.7% 성장 예상

中 비중 높은 한국콜마·코스맥스 주목

화장품 시장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이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3.7% 성장한 화장품 시장이 올해는 5.7%로 성장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황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화장품 업종은 지난해 3·4분기에 바닥을 찍고 4·4분기부터 회복신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 에이블씨엔씨 등 주요 화장품 5개사의 4분기 합산 매출액은 전년대비 6.4%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부진했던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실적도 바닥을 찍었고, 한국콜마의 경우 전 분기 큰 폭으로 역성장했던 화장품 매출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2·4분기 영업적자로 업종 내에서 실적 부진이 가장 심했던 에이블씨엔씨도 완벽한 회복을 논하긴 이르지만, 매출 역성장폭 축소와 함께 영업이익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는 꾸준한 외형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다.

이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2.8%, 11%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코스맥스도 공장이전 관련 비용과 연말 각종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이익은 다소 부진할 전망이지만 매출액은 전년대비 18.7% 증가하는 등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31부터 일주일간 이어지는 중국의 춘절 연휴에 방한한 중국 관광객의 화장품 소비 모멘텀도 기대해볼 만 하다는 평가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춘절 연휴 동안 한국을 찾는 중국인은 8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한류에 따른 인기로 화장품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중국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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