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자금 항소심 판결 재계·청와대 반응

◎재계 “안도… 후련… 이젠 경영 전념”/김우중 회장 “차사업 등 세계경영 가속화” 희색/동아 “최회장 집유기간 가장 길어 다소 서운”/청와대 “경제 어려운데 감옥행 총수없어 다행”『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다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기업들이 본연의 경영활동과 국가경쟁력강화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바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비자금에 연루된 총수와 기업인들이 집행유예 및 무죄판결을 받은 「12·16판결」에 대해 이같은 반응을 보이며 일제히 환영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수출격감등으로 가뜩이나 경제가 어렵고, 노동관계법 개정문제로 재계의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총수들의 경영의욕 불씨를 되살려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던 대우 동아 진로 한보그룹등은 『그룹분위기를 무겁게 한 총수의 사법문제가 사실상 종결돼 후련하다』는 한결같은 반응을 보이고, 그동안 보류했던 정기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내년 사업계획도 확정하는 등 그룹분위기 쇄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요 회장들은 곧 해외출장에 나서는 등 전보다 더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 계획. 한편 해당그룹들은 상고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어서 전직 대통령 비자금사건은 이번 판결로 사실상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그룹은 김우중 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이경훈 대우아메리카 회장은 무죄판결을 받자 안도와 함께 후련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룹은 김회장이 세계경영을 보다 가속화하고, 해외자동차사업, 프랑스정부가 매각중단한 톰슨 멀티미디어재인수문제 등 중요한 현안들에 보다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반기는 표정. 특히 오는 19일은 김회장의 환갑일이어서 사법부가 김회장에게 더없는 「환갑선물」을 주었다는게 그룹관계자들의 평가. 대우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회장 사장단 인사는 월말께 단행, 그룹분위기를 일신할 계획이다. ○…동아그룹은 최원석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최악의 사태는 벗어났다며 안도하면서도 집행유예기간이 4년으로 총수 가운데 가장 긴 것에 대해서는 다소 서운하다는 입장. 이는 그룹측이 『상대적으로 착잡하다』는 말을 강조한데서 잘 나타난다. 그룹측은 상고여부와 관련,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변호사와 상의,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보그룹은 정태수 총회장에 대해 무죄판결이 나자 크게 기뻐하는 한편 당진제철소 2단계 공사의 차질없는 마무리와 자금조달에도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 특히 당진제철소의 경우 내년초 제철소의 꽃인 냉연강판 생산을 위한 막바지 설비테스트를 하고 있는데다 설비가동에 필요한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법부의 선처는 그룹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진로그룹은 장진호 회장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다소 아쉬운 측면도 있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안도하는 분위기. 진로는 이날 판결에 대해 『집행유예는 어려운 경제환경을 기업이 앞장서서 극복해 달라는 국민적 여망으로 받아들여 경제활동에 더욱 전념할 것』이라며 『세계속의 당당한 한국을 만들기 위해 기업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을 그룹의 공식입장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16일 전두환·노태우 피고인에 대한 감형과 기업인들에 대한 무죄 또는 집행유예선고 소식을 접하고 공식적인 표현을 자제하면서도 상당히 부담을 던 분위기. 특히 지난번 1심 선고공판때 예상치 못한 기업인들의 실형 선고로 상당히 당황했던 청와대는 이번 2심에서 일부 피고인은 무죄, 일부는 집행유예 선고로 마무리 되자 적이 안도하는 표정. 한 관계자는 『경제도 어려운 시기에 재벌총수를 감옥에 넣지 않게 된 것은 다행』이라며 『뇌물은 준사람에 대해선 관용을 베푸는 관행이 원래 있다』고 말하기도.<정경·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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