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업재개 기대감에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국내 통신 3사들에 대해 외국인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영업정지 기간이 포함됐던 2·4분기 마케팅 비용 절감 등으로 통신사들의 실적이 개선돼 주가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04%(600원) 오른 3만50원에 거래를 마치며 8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LG유플러스도 1.96% 오르며 하루 만에 반등했고 SK텔레콤도 0.23% 오르며 3일 만에 강세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국내 이동통신 3사들 가운데 SK텔레콤(2.81%)을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는 주가가 떨어져 시장수익률(1.69%)을 밑돌았다. 하지만 외국인은 지난달 이후 통신주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부터 SK텔레콤을 19만주 이상 사들였고 인력구조조정 등으로 주가가 크게 조정받았던 KT도 191만주 이상 매수우위를 보였다. 특히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최근 17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2·4분기 영업정지로 통신사들의 영업 일수가 줄어들면서 마케팅비용이 감소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영업정지 여파로 SK텔레콤은 2·4분기 영업일수가 46일, KT는 65일, LG유플러스는 69일에 그쳤다. 영업을 재개한 지난달 전화번호이동가입자는 4월보다 125.3% 증가한 88만4,000명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2·4분기 SK텔레콤의 매출액이 4조3,5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9% 늘고 영업이익은 6,435억원으로 16.2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4분기 매출액 4조2,019억원, 영업이익 2,524억원 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도 1,8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1.07%, 1·4분기(1,232억원)보다는 54,0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KT는 명예퇴직으로 인한 일시적인 비용발생으로 적자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지만 3·4분기에는 3,5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영업정지 여파로 2·4분기 통신사들의 마케팅비용은 최근 2년 평균보다 10%, 직전 분기보다 20% 정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영업을 재개하면서 요금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한 제살깎아먹기식 요금경쟁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롱텀에볼루션(LTE) 무제한 요금제 도입으로 통신사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PRU)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지난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서 LTE 무제한데이터요금제를 선택한 가입자 가운데 요금제를 '업'하는 비중과 '다운'하는 비중이 8:2 정도로 요금 업그레이드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LTE요금제 출시로 기존 가입자의 요금제 변화행태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APRU 상승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통신주들이 최근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이 매수를 고려할 타이밍이라고 조언한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재개 이후 일시적으로 경쟁이 심화할 우려가 높아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2·4분기 실적개선세는 이어지고 있어 주가약세를 매수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점유율 50%를 지키고 있고 SK하이닉스 등 자회사 가치가 큰 SK텔레콤, 경영진 교체 이후 영업력이 회복되며 3·4분기부터 흑자전환할 KT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출시 2년이 된 '갤럭시S3' 교체수요를 잡기 위해 3·4분기 일시적으로 마케팅비용이 증가할 수 있지만 영업정지일수를 감안하면 올해 전체 마케팅비용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2·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통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