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속·화학·세라믹 정보 A to Z "소재정보은행 클릭하세요"

산업기술진흥원 통합사이트 개통<br>수집·가공·생산 맞춤형 DB 30여만건 무료로 서비스<br>기업 연구부담 크게 줄여 국산소재 상업화 촉진 예상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소속 연구원이 화학소재정보은행 DB구축을 위해 스펙트럼 물성을 측정하고 있다.


소재는 모든 산업의 근간이자 경쟁력의 바로미터다. 그래서 '소재강국=산업강국'의 등식이 성립한다. 정부가 오는 2018년 세계 4대 부품ㆍ소재 강국 도약을 목표로 소재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그동안 별도로 운영돼온 금속ㆍ화학ㆍ세라믹 등 3개 소재정보은행의 통합 사이트를 개통해 기업들의 소재 개발과 사업화 촉진을 목표로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했다. ◇물성정보 30만여 건 제공=소재 국산화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국내 소재 산업의 괄목할 만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요 산업 핵심 소재의 해외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계 최강임을 자부하는 리튬이차전지의 소재 국산화율이 단 20%선이라는 것이 실례다. 전문가들은 소재 개발의 경우 장기간의 연구와 막대한 투자비가 요구되면서도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에서 원인을 찾는다. 이번 소재정보은행 통합 사이트(matbank.org)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과 연구자들의 신소재ㆍ대체소재 개발을 전담 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소재전문 인프라다. 현재 금속ㆍ화학ㆍ세라믹 등 3개 분야의 국내외 소재 물성정보 30만여 건이 무료 제공되고 있으며 공정ㆍ기술ㆍ시장ㆍ특허ㆍ인력 등 소재 개발과 사업화에 필요한 제반 정보도 원스톱 서비스된다. 백대우 KIAT 신뢰성진흥팀장은 "선진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소재 정보를 국가 정보자원으로 인식, 관련 데이터를 생성ㆍ축적해 일괄 공급하고 있다"며 "이번 통합 사이트 구축은 4대 소재강국 진입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최강의 소재강국으로 꼽히는 일본은 물질ㆍ재료연구기구(NIMS)를 통해 지난 1970년대부터 15개 분야 200만건 이상의 소재정보를 DB화했으며 미국 또한 1960년대부터 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 구축한 소재 DB가 무려 164개 분야에 이른다. ◇수집·가공·생산까지 맞춤형 DB=소재정보은행 통합 사이트의 역할은 단순히 기존 물성정보를 한곳에 모아놓는 데 있지 않다. 이 정보가 기업들의 실질적 소재 개발로 이어지도록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응용정보로 업그레이드한다. 김용근 KIAT 원장은 "소재정보은행 주관연구기관인 재료연구소·한국화학연구원·한국세라믹기술원은 수집된 정보를 가공하거나 새 정보를 추가 생산해 활용가치를 높인다" 며 "기업이 자사에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요청해 지원 받을 수도 있다" 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재정보은행을 이용하면 각 기업들은 소재 개발의 필수 절차인 출발물질의 기본물성 분석, 첨가물 및 공정조건에 따른 특성 변화 등의 연구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만큼 소재 개발의 성공률 제고는 물론 상당한 개발기간과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서스펜션 부품의 소재를 철강에서 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금속소재정보은행이 제공한 각종 소재의 피로특성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부품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이를 그랜저ㆍ오피러스 등의 신차 모델에 적용했으며 연간 약 60억원의 리콜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유량계 전문기업 자인테크놀로지가 세라믹소재정보은행의 물성정보와 설계기술 컨설팅을 통해 연 40억원 규모로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세라믹 압전센서를 국산화하기도 했다. 백 팀장은 "이외에도 소재정보은행에 힘입어 부품소재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공식 확인된 것만 최소 4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산 소재 상업화 촉진=특히 소재정보은행은 국내에서 개발된 소재들의 상업화 촉진에도 상당한 기여가 예상된다. 소재정보은행이 국산 소재의 홍보창구 겸 사업화 지원팀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껏 국내기업들은 신규 소재의 개발에 성공해도 홍보 부족이나 신뢰성을 우려한 수요기업들의 도입 기피에 막혀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개발주체가 중소기업일 때는 더욱 그랬다. 화학연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최우진 박사는 "각 소재정보은행들은 국산 소재의 정보를 중점적으로 수집해 자원화한다"며 "대체 소재 발굴에 나선 국내 부품ㆍ소재 기업들이 국산 소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소재를 평가하고 결과를 재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고품질의 소재 정보가 원스톱 제공되면서 DB의 활용도 역시 커지고 있다. 2월 현재 4,423명의 기업ㆍ개인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사이트 접속건수는 지난해 8만회에 이어 올해 12만회가 예상된다. 최근 실시된 기업회원 대상의 만족도 조사에서는 DB 1회 다운로드당 평균 10만9,150원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DB의 가치와 효용성도 인정을 받았다. 다만 KIAT는 소재정보은행이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려면 최소 100만건 이상의 정보축적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DB 확충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임철수 지경부 부품소재총괄과 사무관은 "내년 1단계 사업 완료를 앞두고 소재정보은행의 종합적 성과분석을 실시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2단계 사업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