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짧고 흡인력 높은 e북이 읽힌다

호흡 빠른 소설·메시지 명확한 실용서 인기<br>가격·휴대성 유리한 전집·시리즈물도 잘 나가<br>정글만리 등 종이책과 동시 출간 시너지효과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전자책은 뭘까? 전자책 유통사들이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지 않지만, 시장 점유율 1위인 리디북스에서는 지난해 봄 출간된 정치비평서 '1,100만명을 어떻게 죽일까'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앤디 앤드루스의 인지도가 높지만, 그것으로 올해 10개월간 판매량을 설명하긴 힘들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 책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무엇보다도 넉넉잡아 30분, 왠만하면 15분 내에 읽을 수 있는 짧은 분량과 명확한 메시지다. 리디북스ㆍ예스24ㆍ교보문고ㆍ인터파크ㆍ알라딘 등 대표적인 전자책 유통업체 5곳을 통해 '성공한 전자책의 자격'을 알아봤다.

◇전자책시장에 먹히는 콘텐츠는 따로 있다=전문가들은 전자책 시장에서 소위 '먹히는' 콘텐츠로 단시간 내 흡인력이 높은 책, 특히 장르소설을 꼽는다. 인터넷서점 1위인 예스24가 집계한 전자책 베스트셀러 상위 20위 내에는 문학이 18권, 장르소설이 12권이다.


리디북스에서는 올해 베스트셀러 20위 내에 성인 로맨스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을 비롯해 '야왕전(대물 3부)''천뢰검협 2' 등 전형적인 장르소설이 포함됐다. 리디북스 현정환 콘텐츠팀장은 "메시지가 명확한 실용서나 빠른 호흡의 장르문학에 전자책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다. 이런 책을 때 맞춰 출간하고 출판사ㆍ서점과 공동 마케팅을 진행해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성공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인터파크에서는 올해 전자책 베스트셀러 50위 중 소설이 26권(52%)으로, 종이책(32%)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 방송인 안선영의 '하고싶다, 연애''다이어트 리스타트''숀리의 작심삼일 다이어트' 등이 상위 50위권에 포함돼, 연애코칭ㆍ다이어트 등 실용서의 존재감도 증명됐다. 이 같은 인기는 당장 적용해볼 수 있거나 결심이 섰을 때 바로 구입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종이책ㆍ전자책 함께 출간하면 '시너지효과'=전자책으로 전혀 승산이 없는 콘텐츠가 아니라면, 종이책과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조정래의 '정글만리', 북유럽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베르나르 베르베르 '제3인류' 등은 덕분에 양 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작가의 지명도나 우수한 작품의 힘이기도 하지만, 서점ㆍ출판사ㆍ전자책업체의 프로모션이 시너지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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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이지영 e북팀장은 "최근에는 종이책 베스트셀러가 전자책으로 출간돼 인기를 얻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종이ㆍ전자책이 동시에 나온 '정글만리''언니의 독설''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등은 두 시장에서 함께 화제가 되며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알라딘 김남철 전자책팀장은 "종이책 대비 전자책 판매가 부진한 경우는 전자책 출시가 늦었거나 높은 가격, 휴대기기에 부적합한 콘텐츠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고전ㆍ시리즈물, 가격ㆍ휴대성서 유리=전자책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세계명작전집이나 분량이 많은 고전 시리즈다. 열린책들은 최근 세계문학전집 전자책을 권당 1,250원 정도의 초저가에 세트판매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동양고전 '삼국지'도 저렴한 가격과 종이책으로 이미 검증된 품질을 무기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시리즈로 나온 조정래의 '정글만리'나 김진명의 '고구려' 등이 전자책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이유로 가격경쟁력과 휴대성을 드는 전문가도 많았다. 책 자체의 흡인력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여러 권을 연이어 볼 수 있고 휴대성이 좋다는 장점도 반영됐다는 얘기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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