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리비아 내전 장기화 조짐

클린턴 장관, “리비아 또다른 소말리아 될 수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지지세력과 반정부 세력 어느 쪽도 현재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동부지역과 수도 트리폴리 외곽 등에서 소모전을 지속하고 있어 내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친정부와 반정부 세력 모두 가장 중요한 자금줄인 유전지대의 장악에 더욱 열을 올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親)정부세력은 2일(현지시간) 반(反)정부 세력의 근거지인 동부지역에 대한 반격을 처음으로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날 주요외신에 따르면 카다피 친위부대 등은 이날 오전 6시께 동부의 핵심 유전지대인 브레가를 중화기 등을 동원해 급습, 이 곳의 항구와 활주로, 석유시설 등을 장악했다. 그러나 친정부 세력의 급습 소식에 인근 아즈다비야 지역에서 신속히 병력과 물자를 지원받은 반정부 세력이 다시 치열한 교전을 벌여 이날 정오께 브레가를 재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반정부 세력은 앞서 (트리폴리 외곽) 자위야를 지켜내는 등 정부군의 반격을 잘 막아내고 있지만 카다피를 완전히 흔들지는 못하고 있다”며 내전의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벵가지에 위치한 과도정부(시민위원회) 측도 “우리가 이겼다”면서도 “승리가 얼마나 오래갈 지 모른다. 그(카다피)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친카다피 세력이 첫 반격 지역으로 브레가를 택한 점이 주목된다. 브레가가 리비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원유생산시설과 석유 수출항을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카다피가 동부 석유시설의 탈환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앞으로 친정부 및 반정부 세력간 충돌은 핵심 수입원인 유전지대들이 위치한 해안지역을 따라 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리비아 전역에서 2주일여 간 지속된 무력충돌로 최대 6,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일 리비아가 앞으로 무정부 상태로 전락하면 이슬람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 “우리의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리비아가 대혼란에 빠져 또다른 거대한 소말리아가 되는 것”이라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가 본 알-카에다 요원 상당수는 리바아 출신”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 정부가 리비아 사태에 적극 개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출하면서 국제사회의 동참도 촉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이에 대해 카다피는 이날 국영 TV연설에서 “외국이 군사개입을 한다면 리비아는 ‘또다른 베트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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