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적자 등 구조적 정착 인상/수출 활기… 올 경상목표 무난무역수지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나 무역외수지는 매월 6억∼8억달러 수준의 적자를 지속, 경상수지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중 국제수지동향」을 보면 「문제는 무역외수지」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무역수지가 엔화강세에 따른 수출호조와 수입수요 감소에 힘입어 하반기중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데 비해 무역외수지는 구조적 요인이 강해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우선 무역수지적자는 지난 1월 22억9천만달러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 지난 4월 8억달러에 이어 5월엔 3억6천만달러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6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4월의 7.4%에 이어 5월에도 3.6%의 증가율을 기록한 수출부문에서는 주력품목들의 호조가 두드러진다. 전체 수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화공품, 자동차, 반도체 등 전자제품의 수출증가율이 각각 35.8%, 15.4%, 13.8%에 달해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으며 경공업제품중엔 섬유사와 종이류의 수출증가율이 27.5%, 24.5%로 호조를 보였다.
수입부문에선 자본재, 원자재, 소비재 가리지 않고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개선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월별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 1월 30억6천만달러를 정점으로 25억달러, 22억1천만달러, 17억1천만달러, 10억4천만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은은 6월에도 경상수지 적자가 10억달러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수지만 놓고보면 하반기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무역수지 적자가 이처럼 경기를 반영하며 감소세를 보이는데 비해 무역외수지적자는 지난해부터 매월 6억∼8억달러를 항상 유지, 구조적으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적자폭이 4월 8억8천만달러에서 5월엔 6억4천만달러로 소폭 감소했지만 운항경비 등 운수수지가 5억∼6억달러, 여행수지가 2억달러 안팎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어 내용면에서 큰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무역외수지의 적자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무역수지가 아무리 호조를 보이더라도 경상수지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팽동준한은 조사2부장은 『상반기 경상수지는 1백15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무역수지 개선추세가 뚜렷해 하반기중 적자규모는 50억∼6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잘만 하면 연말까지 적자규모를 억제목표인 1백80억달러보다 훨씬 낮은 1백65억달러수준으로 묶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본수지에서는 외국인주식투자자금 유입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 5월중 외국인주식투자자금 유입액은 11억5천만달러. 4월의 1억2천만달러 순유출과 대비된다. 덕분에 자본수지에서만 27억2천만달러 도입초과를 보였고 종합수지도 17억2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그러나 자본수지가 5월의 추세를 이어나간다면 대미달러환율부문에 상당한 부담을 줄 전망이다. 달러당 9백원선이라는 재계의 기대와는 달리 환율은 현재 수준에서 상당폭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외환당국이 달러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고환율기조를 지킬 가능성이 높지만 통화량증가라는 역효과가 부담스럽다.<손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