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박운임 급등] 수출 경쟁력 '발목'

우리나라 주요 수출항로의 선박운임이 잇따라 인상돼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FEFC(극동·구주 운임동맹) 산하의 MEDFEC(지중해·극동 운임동맹)이 오는 7월1일부터 수출용 선박운임을 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현행 2,000달러에서 28% 오른 2,600달러로 인상한다고 통보해왔다. 이번 지중해·극동항로 운임인상은 지난 5월 북미항로 운임이 FEU당 2,500달러에서 3,400달러로 36% 가까이 오르고 유럽 운임동맹 역시 7월1일부터 FEU당 2,200달러에서 2,800달러로 30% 가까이 인상키로 한 데 이은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수출용 선박운임은 아시아 지역 내(인트라서비스)를 제외한 전세계 항로의 운임이 평균 28~36% 오른다. 각 항로별 국내 수출업계의 물동량은 북미항로가 연간 43만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유럽항로는 25만TEU, 지중해항로는 7만TEU에 달해 국내 수출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연간 추가부담액은 북미항로 1억9,400만달러, 유럽항로 7,500만달러, 지중해항로 2,100만달러 등 모두 2억9,000만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으로 수출되는 타이어·가전제품·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돼 IMF 체제 이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 수출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될 전망이다. 주요항로의 운임인상분은 주력 수출품목에서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3%를 넘을 것으로 보여 타이어를 비롯한 주력 수출품목은 적자수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주요항로의 이같은 운임인상은 지난 9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인 운임하락으로 선사들의 적자가 누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항로의 경우 선박운임은 지난 92년 FEU당 3,000달러가 넘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 97년 6월에는 FEU당 1,40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수출업계는 『현재의 수출단가를 감안할 때 선박운임 인상에 따른 원가상승 효과를 계산하면 극히 일부 품목만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 대부분의 상품은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며 『국내선사들만이라도 운임을 책정할 때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호 기자 BHM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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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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