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기에 빠진 K팝 아이돌

'배우는…' 이준·'동창생' 탑 이어 옥택연·유리도 스크린 신고식<br>민호·예은 등은 안방극장 활약<br>팬덤 티켓 파워·시청률 기대… 마케팅 위한 이미지 소비 우려

'빠스껫 볼'의 예은

'동창생'의 탑

'배우는 배우다'의 이준

'결혼전야'의 옥택연

'노브레싱'의 권유리

가요시장에 가수들이 대량 공급되고, 이에 반해 K팝 인기가 주춤하면서 아이돌 스타들이 잇따라 영화ㆍ드라마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기존에 간간히 진행되던 '외도'형식의 출연에서 이젠 본업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국내 영화ㆍ드라마 제작자들도 흥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런 아이돌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반면 마케팅을 위한 이미지 소비, 신인배우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룹 엠블랙의 이준은 김기덕 감독이 각본을 쓰고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배우는 배우다'에서 주연으로 열연을 펼친다. 그는 앞서 비(정지훈)의 아역으로 할리우드에서 연기 신고식을 갖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단역에서 조연, 순식간에 최고의 스타 자리까지 올랐다가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배우지망생 오영 역을 맡았다. 욕설ㆍ흡연ㆍ강압적인 성관계 등 표현 수위가 강한 장면들도 무리 없이 훌륭히 소화했다는 평이다. 그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가수든 배우든 감정을 드러내는 도구만 다를 뿐 표현에 대한 갈망은 같은 것 같다.'최고'의 연기는 아니지만'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말이 무의미할 정도로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룹 빅뱅의 탑으로 더 잘 알려진 최승현 역시 주연으로 스크린 중심에 당당히 선다. 2010년 첫 영화'포화속으로'에서 학도병으로 분해 차승원, 권상우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그는 내달 6일 개봉 예정인 영화'동창생'에서 단독 주연을 맡았다. 북한에 남겨놓은 동생, 남한에서 만난 친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파공작원 역할로, 앞으로 배우로서 그의 발전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안방극장에서 맹활약한 그룹 JYJ 멤버 박유천도 영화'해무'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봉준호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로 지난 6일 촬영에 들어갔다. 영화'감시자들'로 배우로 발돋움한 2PM 멤버 준호(이준호)는 내년 개봉 예정인 이병헌ㆍ전도연 주연의'협녀: 칼의 기억'에 합류해 현재 촬영에 한창이다. 이 밖에도 걸그룹 소녀시대의 권유리와 2PM의 멤버 옥택연도 각각'노브레싱'(30일 개봉예정)'결혼전야'(11월 21일 개봉예정)라는 영화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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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기돌'의 활약은 스크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KBS 드라마'미래의 선택'에는 정용화(씨엔블루), MBC'메디컬 탑팀'엔 민호(샤이니), 케이블채널 tvN'빠스껫 볼'에는 예은(원더걸스), SBS'상속자들'에는 강민혁(씨엔블루) 크리스탈(에프엑스) 박형식(제국의 아이들)이 출연해 베테랑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춘다.

예전과 달리 각 소속 기획사에서 체계적 시스템으로 연기 훈련을 받은 터라 인기는 물론 연기력도 어느 정도 검증된 이들'아이돌 배우'의 활약은 극에 여러모로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평이다. 특히 작품이 만들어진 후 일어나는 팬덤의 반응은 이미 그 자체로 화제가 되며 적지 않은 티켓 파워와 시청률을 담보하게 된다. 또, K팝 인기에 편승한 덕택에 해외 판권 판매에 한층 더 활력을 실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아이돌 스타가 출연한 작품 중 국내에서는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했어도'해외 프리미엄'으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도 꽤 있다.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가 주연한 드라마'사랑비'는 국내에서 5% 전후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남녀 주인공의 스타성 덕분에 지난해 KBS 상반기 수출 효자품목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마케팅을 위한 단순 이미지 소비로 그치지 않고 아이돌 스타가 진짜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제작자와 방송 관계자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아이돌 출신의 배우를 기용해 영화를 만들고 있는 한 제작자는"반짝 스타와 진짜 배우를 가늠하는 잣대는 연기를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와 자세, 열정의 크기"라고 조언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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