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기업들 부채 다시 늘었다

6개사 3분기 재무제표 분석<br>유로존 재정 위기후 '돈 빌리기' 본격화 따라<br>포스코, 3조↑… 대한항공등 5곳도 모두 증가<br>단기 보다 회사채 등 장기부채 비중 높아져


유로존 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에 대비하기 위한 상장사들의 '돈 빌리기'가 본격화되면서 리먼 사태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던 국내 주요 상장사의 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3ㆍ4분기 실적 발표를 한 상장사 중 주요 재무제표를 공개한 포스코 등 6개사의 부채 규모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기업들의 부채 총액과 부채비율이 2ㆍ4분기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지난 6월 말 총 부채 규모가 34조5,370억원이었지만 석 달이 지난 9월에는 37조7,220억원으로 약 3조원 넘게 늘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부채율은 3개월 만에 86.2%에서 93.8%로 7.6%포인트 높아졌다. 1년 전(76.9%)에 비해서는 16.9%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2ㆍ4분기 13조8,940억원에서 3ㆍ4분기 말 14조5,910억원으로 빚이 늘어나면서 부채율을 1년 전보다 32%포인트나 높은 143%까지 올렸다. 이외에 대한항공과 한국타이어ㆍ삼성정밀화학 등도 부채 규모와 비율 모두 증가한 상태다. 6개사 중 부채액과 부채율이 동시에 증가하지 않은 곳은 KT&G 단 한 곳뿐이었다. 그나마 KT&G의 부채액은 3개월 전보다 증가한 상태다. 주목할 것은 6곳 모두 1년 이하의 단기(유동부채)보다는 회사채, 장기 차입금 등으로 구성된 장기부채(비유동부채)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포스코의 경우 3ㆍ4분기 비유동부채는 16조6,610억원으로 석 달 전(14조5,850억원)보다 2조원 이상, 지난해 같은 기간(11조6,870억원)보다는 무려 5조원이나 늘어나 14%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 증가율이 5.6%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나머지 대기업들도 대부분 장기부채 증가폭이 두자릿수를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리먼 사태 이후 부채 규모를 줄이던 대기업들이 최근 유로존 사태 이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부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다음주 상장사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3조6,5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의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최근 신용등급 AA는 물론 AAA 기업들까지 회사채 발행에 관심을 보이는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현금 확보 움직임이 두드러진 상태"라며 "부채 규모 증가는 이러한 유동성 확보 움직임의 산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IB 담당자도 "최근 대외 악재로 신용경색 위험이 높아지자 대기업들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현금 확보에 나선 게 부채율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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