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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와병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 금융계열사의 경영권을 확고하게 승계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삼성 측은 한달여 전 금융당국에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삼성화재 지분인수와 관련한 대주주 승인절차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와 관련한 심의를 진행한다.
이 부회장이 매입하려는 것은 소수 지분이지만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어서 당국의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올해 6월 말 기준 보유하던 삼성자산운용 지분 7.7%를 삼성생명에 넘기고 252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0.1%씩 취득하려고 금융당국에 승인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20.76%)이며 삼성화재는 삼성생명(14.98%), 삼성문화재단(3.06%), 삼성복지재단(0.36%)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18.41%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들 금융사의 지분이 전혀 없다.
이번 지분매입은 이 부회장이 아버지인 이 회장의 특수관계인 범위로 삼성생명 대주주에 포함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번에 이 부회장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절차를 거치면 나중에 지분 상속을 받더라도 추가 심의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삼성 금융계열사의 경영승계 과정을 매끄럽게 진행하고 확실한 대주주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움직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대주주 승인을 받게 되면 이 회장 유고시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하거나 추가 지분매입을 할 때 다른 행정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며 "삼성 금융계열사를 이 부회장이 확실히 지배하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