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 건설되고 있는 '원월드트레이드센터(OWTC·사진)'의 건축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건축주인 뉴욕·뉴저지항만청은 최근 높이 541m(104층)의 OWTC 건축비를 추산한 결과 약 38억달러(4조2,800억원)에 이른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공사비(15억달러)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10년 전 공사시작 당시 20억달러로 추산됐던 건축비가 지난 2008년에는 31억달러로 늘었고 그 뒤 4년 만에 다시 7억달러가 더 불어났다. 층수가 올라갈수록 비용도 계속 늘고 있다.
건축비가 이처럼 증가하는 이유는 월드트레이드센터가 과거 수 차례에 걸친 폭탄테러와 9·11테러를 겪은 터라 엘리베이터 통로를 철강과 콘크리트로 건설하는 등 안전비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항만청이 최근 자청의 임대료를 건축비에 포함하기로 결정한 것도 건축비 상승에 한몫을 했다. 항만청은 늘어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가교나 터널 통행세를 올리고 노후된 공항터미널의 재개발까지 보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WTC는 어떠한 외부 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유리창이 없는 초고강도 기단이 건물을 떠받치고 두꺼운 콘크리트 기둥과 스테인리스 외벽이 엘리베이터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다"며 "이 같은 안전비용 증가와 함께 '프리덤타워' 등 빌딩 명칭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과 그에 따른 공사지연 등이 비용상승에 일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그나마 건물임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세계적인 출판업체인 콘데나스트를 비롯해 미 연방정부와 중국 부동산 업체도 건물 면적의 50% 가까이를 빌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