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하이닉스 매각 협의 난항

채권단 일정·방법 온도차 <br>실제 착수까지 진통 예고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인 찾기 작업이 시작부터 난항이다. 현실적으로 하이닉스 매각이 가능한 시기는 대한통운 우선협상자가 결정되는 오는 5월 중순 이후지만 매각 시기와 방법에 대한 채권단 간 협의가 길어질 경우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하이닉스 채권단(외환은행ㆍ우리은행ㆍ정책금융공사ㆍ신한은행)은 22일 실무자 협의회를 열어 하이닉스 매각 일정과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매각작업을 시작했지만 매각일정과 방법에 대한 채권단 내부의 온도차이로 실제 매각이 개시되기까지는 순탄하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정책금융공사는 조기에 하이닉스 매각에 나서기를 원하고 있지만 일부 채권단은 좀더 시간을 두고 검토하자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하이닉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이 없는데다 대한통운 매각이 완료된 직후 시장의 자금상황이 어떨지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매각해야 한다는 큰 틀에는 동의하고 있다"면서도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상대가 있어야 하고 시장상황도 중요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매각시기는 좀더 조율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매각 방법을 찾는 길도 만만찮게 험난하다. 정책금융공사가 최근 원매자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주 발행을 통한 매각을 제안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신주발행은 통상 시장가격 수준에 이뤄지기 때문에 원매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지 않아도 되고 신주 인수자금은 고스란히 회사에 남아 신규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채권단 입장에서는 한번에 지분을 처분하기 어렵고 원매자가 구주보다 신주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높아 자칫하면 기존 보유 지분을 그대로 떠안을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채권단 내 의견조율도 중요하지만 결국 매물을 받아줄 기업이 없다면 매각은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외환은행(3.4%)과 우리은행(3.3%), 정책금융공사(2.6%), 신한은행(2.5%)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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