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지수 회복 기다렸는데… 中투자자 이번엔 환차손에 ‘울상’

중국 펀드서 자금 이탈 가속화 우려도 제기

지난 7월 중국상하이 종합주가지수가 폭락하면서 수익률이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던 중국펀드가 이달 들어선 환차손에 시름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11일부터 3일 내리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때문이다. 환매에 나서지 않고 상하이지수 회복을 기다렸던 중국펀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중국본토 주식형 펀드 74개 가운데 32개는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헤지를 하는 42개의 펀드도 대다수가 원·위안이나 위안·달러가 아니라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만 회피하는 헤지 구조를 갖고 있어서 사실상 중국본토 펀드는 환차손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아직 원화와 위안화 간 직거래가 제한적이어서 중국주식 매매시 원화와 달러, 달러와 위안화로 환헤지를 구분해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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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상하이증시 폭락에 직격탄을 맞으며 한 달간 -11.2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중국 정부가 여러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펀드의 수익률 하락이 진정되는 듯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첫날(11일)에도 상하이종합지수는 0.01%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날 중국 본토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1.32% 하락했다.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이 전날보다 1.86% 상승한 데 따른 환차손 효과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미래에셋차이나본토자 2(H)(주식)종류A’(-2.54%), ‘KDB차이나스페셜본토주식자[주식]A’(-2.35%), ‘삼성CHINA2.0본토 자 1[주식](A)’(-2.31%) 등이 이날 하루 2%가 넘는 손실률을 기록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 12일과 13일 추가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중국 본토 펀드의 환차손이 심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중국 본토 펀드의 환헤지 구조로 봤을 때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진 지난 사흘 동안 실제 환율 변동분의 80∼90%가량에 해당하는 환차손을 입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주가 변동성 확대에 환차손 우려까지 제기돼 중국 펀드에서 자금 이탈 흐름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달 12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중국본토 펀드에서는 861억원이 빠져나갔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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