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동양매직 "우린 끄떡없어요"

기술력 바탕 성장세 지속<br>생산 축소·감원조치 없이 동양그룹 사태에도 순항<br>지난 9월영업이익 25억… 창사이래 최고 성과 올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동양매직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식기세척기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양매직

"공장도 차질 없이 잘 돌아가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단지 외부에서 자꾸 동양그룹 관련해 안 좋은 뉴스가 나오고 말도 안 돼는 소문이 떠돌아다니니 직원들이 혼란스러워 할 뿐입니다."

23일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동양매직 공장에서 만난 차재웅 과장은 "동양매직은 동양그룹 사태에 별다른 영향 없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생산 축소나 인원 감축은 전혀 없으며 신제품 개발과 생산을 위한 투자비, 마케팅 비용도 그대로 유지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공장은 활기와 열기로 가득했다. 자재 창고에는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부품들이 천장까지 빼곡했다. 생산라인에서는 최신 댄스 가요가 흘러나와 근로자들의 흥을 돋우며 피로를 덜어 주고 있었다. 식기세척기 제조 라인의 근로자 20여명은 하얀 장갑을 낀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느라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제품 검수를 맡은 한 근로자는 "회사에 뭔 일이 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신경 쓰지 않고 할 일을 하고 있다"며 "주위에서 말은 많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월급도 꼬박꼬박 나오는데 아무 걱정 없다"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


일부 동요하는 협력업체들의 불안도 싹 해결했다. 동양매직은 이번 사태로 미수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협력사들을 위해 대금 결제를 늦추지 않는다는 방침을 한번 더 확인했다. 또 제품을 납품받는 건설사 등 대기업 관계자들도 직접 공장을 찾아왔지만 우려는커녕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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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과장은 "우리가 제품을 공급하는 대기업 건설사 담당자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 발로 공장에 왔었지만 오히려 공장이 너무 잘 돌아간다며 놀라서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양매직의 순항은 실적으로 입증된다. 이 회사는 올 매출액을 지난해 2,981억원보다 10%이상 증가한 3,2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183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242억원으로 점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실적만 해도 2,300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동양그룹 사태가 불거진 지난 9월에는 월매출액 255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창사이래 최고의 경영성과를 내놓아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 최근 단기 유동성 확보와 제조ㆍ영업활동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300억원을 차입했다. 매각 이슈와 그룹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와중에 차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동양매직은 실적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수월하게 돈을 빌렸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브랜드 파워와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품질력 강화를 위한 최신 장비를 도입하는 등 더욱더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 중구에 있는 본사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위기 속에서도 임직원들의 이탈이나 동요없이 단결하는 모습이 매각가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다들 매각 등 그룹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긴 하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각자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동양매직은 1997년 IMF, 2000년 초반 매각 사태 등을 많이 겪어 위기에 강하고 자신감이 있어 이번 사태만 넘기면 한층 더 탄탄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매물로 나온 동양매직은 현재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매각이 중단된 상태다. 향후 법정관리 승인 후 법원의 관리하에 기업회생계획안에 따라 재매각이 추진될 예정이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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