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과 용품 시장 등 골프계 전반은 불황이지만 골퍼는 꾸준히 늘고 있다. 250만명이던 국내 골프인구가 10여년 새 400만명으로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20~30대 젊은 골퍼와 여성 골퍼가 그 동력인데 이들은 인터넷을 적극 활용, 경제적인 라운드를 즐긴다는 특징이 있다. 골프장 예약사이트를 '광클(미친 듯이 클릭)'해 싼값에 퍼블릭 골프장을 이용하고 중고거래사이트에서 클럽을 마련한다. 이같이 스마트한 알뜰 골퍼들이 늘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한 골프의류 브랜드의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출시 브랜드만 10개 안팎=아웃도어 업체 K2가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앵글은 4~5개월간 매출 15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700억원. 와이드앵글 관계자는 21일 "반응이 좋아 목표를 높게 잡았다. 45개로 출발한 매장이 현재 60개 이상인데 다음 달까지 100개 매장의 개장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새로 출시된 골프의류 브랜드는 콜마·헤리토리골프 등 4개.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둔 브랜드도 데상트골프·카스텔바작·밀레-푸조라인 등 5개 내외다. 대부분이 20~40대 젊은 골퍼를 겨냥하며 일상복으로도 부담 없는 디자인을 지향한다. 와이드앵글과 비슷한 시기 시장에 뛰어든 헤리토리골프도 지난해 매출 40억원 목표를 달성했다.
◇유니클로발 염가정책, 태풍 몰고 올까=그동안 상당수 골프의류는 티셔츠 한 장에도 수십만원은 기본이었다. 하지만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진입으로 '위·아래 10만원 시대'가 열릴 조짐이다. BBC는 "유니클로의 지난해 4·4분기 글로벌 수익은 전 분기 대비 64% 뛰었다"며 "남자골퍼 애덤 스콧(호주) 등 스포츠 스타들을 후원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3년부터 스콧(현재 세계랭킹 3위)에게 자사 홍보대사를 맡기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마스터스 대회에서 스콧이 착용할 의류라며 티셔츠와 바지·벨트를 홍보했고 제품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유니클로는 별도의 골프의류 라인이 없고 계획도 없다. 원래 판매하던 제품을 스콧에게 입힌 것이다. 가격은 셔츠·바지에 벨트까지 해봐야 7만5,000원 정도. 유니클로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마스터스 기간에 맞춰 홍보한 후 유니클로를 입는 골퍼가 부쩍 많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도 마스터스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브랜드들도 합리적 가격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존 골프의류 브랜드 가격의 60~80% 수준이다. '○○○보다는 싸고 ○○○보다는 비싸다'는 식으로 선도업체와의 비교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는 상하의 각각 10만원 이상(춘추복 기준)으로 형성돼 있지만 시장 상황상 가격 인하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메인 스폰서급 선수후원 경쟁도=올 봄·여름 시즌 출시되는 벤제프는 후원선수만 15명(1부 투어 6명)에 이른다. 벤제프 관계자는 "추가로 15명과 더 계약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망한 선수는 금융권이나 대기업 등과 메인 스폰서 계약, 용품사와 클럽 등의 용품 계약, 의류회사와 의류 계약을 하는데 30명 후원은 최대 규모다. 물론 의류 계약은 메인 스폰서처럼 계약 규모가 크지는 않다. 와이드앵글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 고진영을 잡았다. 선수 지원 노하우를 쌓아 내년부터 그 수를 늘려갈 계획. 이미 배상문·김승혁·허미정·이민지 등 준척급을 낚은 데상트골프 역시 또 다른 선수들과 접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