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원 "한국사 교과서 수정명령은 적법"

집필진 패소… 교육부 손 들어줘

지학사가 지난 2013년에 만든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는 392쪽에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나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기술했다. 교육부는 이 문장에 주어가 없어 행위주체가 분명하지 않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교육부가 이같이 수정을 요구한 곳은 총 788건. 하지만 교과서 집필진들은 지학사 사례를 포함해 30개 항목은 수정명령이 부당하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년4개월여의 공방 끝에 법원은 결국 교육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경란 부장판사)는 2일 한국사 교과서 6종 집필진이 교육부를 상대로 낸 수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교육부의 수정명령 자체가 모두 적절했거나 재량권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보통교육을 시행하는 목적이나 취지에 비춰보면 국가는 검정 신청한 도서가 학생 수준에 적절한지, 편향적인지, 대한민국의 국가체제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 심사할 수 있다"며 "오기 같은 명백한 잘못만 심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결론 냈다. 집필진들은 "저자들에게 보장된 자율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검정교과서의 도입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라 위법하다"며 "절차 측면에서도 통상 8개월이 걸리는 교과서 검정과 달리 2주 만에 수정심의가 이뤄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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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수정 논란은 2013년 독재정치나 친일을 미화하거나 내용상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 교학사 교과서에서 시작됐다. 교육부는 당시 교학사 교과서 수정명령을 내리면서 나머지 교과서 7종도 함께 수정하도록 명령했다. 금성출판사 등 나머지 교과서의 경우 좌편향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교육부는 당시 '동기로 본다면 인민공화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전쟁 증언을 실은 교과서에는 "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 있다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기습 남침 내용을 보강하라는 등의 수정사항을 요구했다. 한 교과서가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다니!'라는 소제목을 달자 교육부는 용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출판사는 소제목을 '극단으로 치닫는 강압정치'로 수정했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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