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경기 저점의 끝이 아직 보이지 않는 심각한 상태라는 진단을 내놓아 주목된다.산업은행은 23일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의 실물경기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IMF사태로 고물가.고금리→내수위축→생산축소→부도증가.투자부진→고실업.소득감소→내수위축으로 이어지는 산업활동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또 소비, 투자, 생산, 가동률 등 실물 지표가 급격히 악화되고 내수부진을 만회해 경기회복의 돌파구로 기대되던 수출마저 예상이하로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산업설비가 유휴화되고 부실이 산업전반으로 확산되는 등 경기 저점의 끝이 아직 보이지 않는 심각한 상태라고 산은은 분석했다.
산은은 제조업 설비투자가 올해 17조7천억원에 그쳐 작년의 32조2천억원보다 45%나 감소하고 제조업의 유휴설비 보유율이 97년 하반기 16.4%에서 올 상반기 24.1%로 증가하는 등 산업기반 유실이 경기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가전.자동차.산전.일반기계는 내수와 수출 모두 산업 전체 평균보다 부진하고 반도체.섬유.정유는 내수가 양호하나 수출이 부진하며 철강은 수출은 양호하나 내수가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 1∼9월 내수가 작년동기보다 53% 감소한 자동차의 경우 2003년경에야 과거 최고치인 96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로 인한 품질경쟁력 제고의 한계 등으로 자동차 수출도 2003년까지는 연간 150만대를 초과하지 못할 전망이다.
반도체는 세계반도체 수급 상황의 호전으로 99년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