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인사이드] 실적 호조속 위기론 강조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단기성과에 자만 말고… 밤 밝힐 등불 준비합시다"

7분기만에 5000억대 영업익에도

직원들에 자화자찬보다 자성 강조


"아침 해가 온종일 떠 있지는 않습니다. 밤을 밝힐 등불을 준비합시다."

박진수(사진) LG화학 부회장이 당부한 이야기다. 최근 7분기 만에 5,000억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회복한 시점에서 자화자찬보다 자성을 먼저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박 부회장이 이 같은 화두를 꺼낸 이유는 '좋을 때일수록 철저히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박 부회장은 20일 현장경영 차원에서 방문한 나주 공장에서 직원들을 격려하면서도 '꾸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임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 지난해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고객을 만족시켜 얻은 결과일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화학 시장의 에틸렌 수급 불균형에 따른 반사이익 등 외부 요인도 반영돼 있음을 잊지 말고 철저히 고객 가치 창출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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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회장은 "위기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단기 성과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며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더욱 냉정하게 직시해 LG화학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자"고 현장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지금의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더욱 철저히 미래를 준비하자"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이 위기를 경계하는 데는 신성장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2·4분기 실적만 봐도 기초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5,892억원이었지만 회사의 향후 성장을 짊어진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168억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배터리 부문은 4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정보전자 소재와 배터리 공급을 늘려나가고 있음에도 아직 절대적인 규모 등의 난관으로 인해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대규모 신규 사업은 성장 속도가 더디고 연구개발(R&D)에서도 사업 성과에 기여할 만한 신제품·신기술 개발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진정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한여름에도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위기의식을 갖고 노력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LG화학 내부적으로는 앞으로의 성장 동력을 위해 '미래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양전지나 연료전지용 나노소재 등 '세상에 없는' 소재로 시장 주도권을 쥔다는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이를 위해 현재 6,000억원 수준인 R&D 투자를 오는 2018년까지 9,000억원으로 늘리는 등의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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