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삼성·교보생명] 상장 '특혜'논란 가열

삼성, 교보생명의 상장 문제가 특혜시비를 불러 일으키면서 삼성차 처리과정에 또하나의 난제로 부각되고 있다. 여론이 삼성생명의 상장을 삼성그룹에 대한 특혜로 결론지을 경우 재벌개혁을 약속한 정부로서도 무리수를 두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참여연대는 1일 금융감독위원회에 삼성생명 상장추진 발표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발송,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사재출연과 함께 금감위가 상장추진의사를 밝힌 것은 보험사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으며 보험회사의 잉여금발생시 일정분을 보험계약자에게 배당토록 의무화하고 있는 법규정 등에 따라 이익분배 과정에 계약자대표 참여등 권익보호장치를 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금감위가 주주와 계약자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청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상장기준에 맞다면 상장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계약자에게 귀속되어야 할 자본차익으로 빚을 갚겠다는 발상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허용 논리= 정부는 지난 89년부터 삼성, 교보생명에 기업공개(상장)를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도록 했으나 증시가 침체하면서 지금까지 유보돼왔다. 따라서 정부가 정책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상장은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생보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금 확충이 가장 중요한데 대주주의 출자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장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해서는 상장을 통해주식을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반대론= 가장 큰 이유는 생보사 자산을 주주 몫과 계약자 몫으로 나누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불구하고 모든 분배몫을 주주들이 독차지하게된다는 지적이다. 나동민(羅東民)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삼성생명의 경우 운용자산이 36조원이 넘는데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등 주주들의 자본금은 겨우 930억원수준이다. 미국의 우량보험사의 경우 대체로 자산중 자본금비율이 8%를 넘는데 그 정도도 납입하지 않은 채 자본이득을 자신이 지배하는 법인의 부채를 갚는데 쓴다는 것 발상자체가 잘못된 것이며 현재로서는 주주와 계약자간에 이익을 분배할 특별한 방법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정표(崔廷杓)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은 『재벌개혁이라는 대원칙에서 접근해야 하며 이번조치는 근본적으로 정부-삼성간의 거래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재벌개혁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망=정부는 먼저 주주자산과 계약자 자산을 구분하기 위해 주주출자자산의 운용수익과 계약자자산 운용수익을 구분계리하고 특히 생보사 상품도 몇가지로 구분해 비용과 이익을 계산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즉 개인연금 등 장기저축상품과 질병에 대비한 상해보험,유배당과 무배당상품 등으로 구분해 비용과 이익을 계산하고 주주출자자산 운용을 별도 구분하면 회사경영상태가 보다 투명해진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사후 약방문과도 같은 것이어서 삼성생명의 상장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정부와 삼성에게는 이같은 특혜시비를 잠재울 새로운 논리개발이 필요하다. 정부와 삼성의 새로운 대응논리와 이에따른 여론의 향배에 따라 삼성·교보생명의 상장 문제는 물론 삼성차의 부실처리문제도 최종적인 해법을 찾을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원하 기자 WH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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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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