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력 항의·즉각 시정 촉구<br>실효적 지배 강화 위해<br>대형 방파제 건설등 검토
| 30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들이 독도 영주권을 주장한 일본 교과서의 검정 통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주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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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새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중 모든 지리ㆍ공민(일반사회)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기술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30일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독도 영유권 주장을 기술한 중학교 사회교과서(지리ㆍ역사ㆍ공민) 12종의 검정을 통과시켰다.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는 총 18종으로 지리 4종, 역사 7종, 공민 7종이다. 이로써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역사 왜곡 교과서는 기존 10종(총 23종)에서 12종(총 18종)으로 늘어나 그 비율이 43%에서 66%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 대지진 참사에 따른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모처럼 조성된 한일 간 우호 분위기가 급랭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내에서는 영토주권 수호 차원에서 말보다는 직접적 행동으로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 '즉각 시정' 촉구, 헬리포트ㆍ방파제 등 검토=정부는 일본 측의 검정 결과 발표 즉시 일본에 강력 항의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부 성명을 내고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 내용이 포함된 중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 항의하며 이를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강력 항의했으며 권철현 주일대사도 일본 외무성을 항의 방문했다.
이어 정부는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총리실ㆍ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독도영토관리대책단' 회의를 열고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에 따른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를 위해 지난 30년간 사용해 노후화된 독도 헬리포트(헬리콥터 이착륙장) 보수공사에 착수하고 독도 남쪽에 300m 길이의 대형 방파제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종합해양과학기지나 환경체험관 건립도 고려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민한 대응을 할 경우 독도를 국제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 측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해나가고 외교적으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응할 방침이다.
◇왜곡 수위 높아져…'독도 불법점거' 표현도 증가=무엇보다 이번 독도 영유권 주장 기술은 과거보다 한층 수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중학 사회교과서 23종(지리 6종, 역사 9종, 공민 8종) 가운데 역사 교과서는 한 곳도 없었고 지리와 공민 교과서 10종에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대상과 비율이 늘어났다. 여기에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교과서 역시 기존 1종에서 4종으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기준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도쿄서적(61.1%)의 공민 교과서에는 '竹島(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다.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한국 정부에 계속해 항의를 하고 있다'는 표현이 담겼다. 나머지 교과서들도 ▦지도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 ▦배타적 경제수역 범위에 독도를 포함 ▦지도 및 사진에 '竹島'를 시마네현 소속 등으로 표기했다.
독도 문제 외에도 ▦임나일본부 ▦강화도 사건 ▦한국 강제병합 ▦일제하 강제동원과 황민화 정책 등의 역사 왜곡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검정에 통과한 일본 중학교 사회교과서는 오는 7∼8월 교육위원회에서 교과서 채택 여부가 결정되며 내년 4월부터 일선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