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직전에도 여자와… 어이없는 선장
승객 탈출 전에 배 버리고 달아난 선장伊사고 유람선 스케티노씨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4,2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이탈리아 토스카나 연안에서 좌초한 유람선 코스타 콘코르디아호(號) 선장의 황당한 행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텔레그라프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선박의 프란체스코 스케티노(사진) 선장은 승객들이 배를 빠져나가기도 전에 배를 버리고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검찰 관계자는 이날 현지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선장이 승객보다 먼저 배를 빠져나갔다는 의혹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항해법상 배를 버린 선장은 최고 1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사고원인도 어이가 없다. 스케티노 선장은 사고 당일인 13일 질리오섬에 사는 항해사 친구들에게 인사를 시켜주기 위해 선박을 암초가 많은 섬 근처로 몰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에는 질리오섬 근처를 지날 때 섬에 다가가 기적을 울리는 전통이 있는데 스케티노 선장은 평상시보다 배를 훨씬 더 섬 쪽으로 가까이 붙였다.
섬 주민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람선이 해안선으로 그렇게까지 다가온 것은 처음 봤다"며 "보통 배들은 해안선 8㎞ 정도까지는 접근하지만 사고선박은 수백m 앞까지 들어왔다"고 전했다.
더구나 선장이 유람선이 좌초되기 직전 술을 마셨다는 증언마저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국적의 모니크 모레크(41)는 영국의 선데이텔레그라프에 "좌초되기 전날 밤 선장이 미모의 여성을 끌어 안고 술을 마시던 모습이 생각나 더욱 화가 난다"고 말했다. 유람선 운영사인 코스타 크로키에레는 이에 대해 "사고원인은 선장의 판단착오 때문"이라고 밝혀 스케티노 선장의 과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6일 현재 6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어린이 1명을 포함한 승객 9명과 선원 5명 등 총 14명이 여전히 실종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