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별미 황태(사진)가 내년 식탁에서 '금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일본 방사능 오염 우려에 따른 소비 감소로 원재료인 명태 수입이 크게 줄면서 가격 급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1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10월 명태 수입량은 62톤으로 작년 같은 시기(298억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앞서 9월도 수입량이 61톤을 기록, 지난 해 같은 시기인 188톤의 3분의 1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명태 수입량은 3,860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4,262톤)보다 402톤 감소했다.
보통 황태는 9~11월에 원재료인 명태를 수입해 강원도 등지에서 한겨울 찬바람에 말려 내놓게 된다. 따라서 9~11월 명태 수입량은 다른 달보다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 방사능 오염 우려로 국내 수산물 소비가 직격탄을 맞자 명태 수입량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11월의 명태 수입량은 전체의 25%를 차지했으나 올해 9~10월은 3%에 그쳤다. 원재료인 명태 수입이 이처럼 줄어들면 이듬해 4월부터 출시되는 황태 가격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
한 명태 수입업자는 "명태는 1~7월까지 오츠크해에서, 8~11월까지는 북미 서베링해역에서 잡힌 물량을 수입한다"며 "이들 지역은 일본 방사능 오염과 대체로 무관한 곳인데도 불구, 올해 전반적인 국내 수산물 소비가 부진하다 보니 명태 수입이 급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재료인 명태 공급 감소는 황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강원도 등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황태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명태 수입량 감소는 황태뿐 아니라 코다리 등의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내년에 수산물 소비가 올해보다 살아날 경우 황태와 코다리 등의 주 원료이자 국민생선으로 불리는 명태가 말 그대로 '금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