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기 회동을 희망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집권 3년 차를 맞아 새 출발을 다짐하던 당청관계에 미묘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이 확고하지만 내심 청와대 측이나 친박계의 견제에 서운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김 대표가 중국 상하이에서 '정기국회 이후 개헌 논의' 발언을 했을 때 전례에 어긋나게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직격탄을 날린 바 있는데 실세 선임행정관이 김 대표를 겨냥한 게 공개돼서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지난해 12월18일 술자리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음종환 선임행정관이 "문건 파동의 배후는 김 대표와 유 의원이라고 했다"며 1월6일 김상민 의원의 결혼식 뒤풀이 자리에서 김 대표 등 전현직 여당 의원 12명에게 이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음 행정관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줄을 대서 대구에서 배지(국회의원)를 달려 한다'고 말했다"고 해명했지만 그가 박 대통령의 소위 '십상시'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시 술자리에는 음 행정관, 이동빈 청와대 행정관,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 등이 함께했으며 이 전 비대위원이 오후10~11시께 합류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나 혼자 거기서 술을 안 마신 상태였기 때문에 (기억한다)"라고 반박해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여하튼 음 행정관이 내년 4월 총선 공천 문제를 언급하며 김 대표 등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공천 시즌이 도래하면 청와대와 김 대표의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장 임명과 당협위원장 선출 과정에서의 힘겨루기에다 개헌이나 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빚어왔다. 김 대표는 "종편 등 뉴스를 보니 내가 의도적으로 그것(수첩)을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이런 누명을 씌우는 것도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여당 내에서도 친박계는 문건 배후설의 실체에 주목하는 입장인 반면 김 대표 측과 비박계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어 당청 갈등의 뇌관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형국이다. 여기에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 사퇴 파동에 이어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 논란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당장 야당은 문건 파동과 관련해 "특검을 하고 인적쇄신을 하라"며 공세를 강화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집권세력이 권력다툼, 힘겨루기만 하고 나랏일을 등한시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