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씨에스윈드 상장 첫날 하한가… 대주주 웃고 공모주 투자자 울었다

김성권 회장·골드만삭스 구주매출로 수백억 차익

사측 자사주 매입 결정


풍력타워 제조업체 씨에스윈드 주가가 상장 첫날 이례적으로 하한가로 떨어지면서 대주주와 신규 주주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성권 회장과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구주매출(대주주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로 수백억원씩 차익실현을 한 반면,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는 예상과 달리 손해를 입었다.


27일 IB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상장한 씨에스윈드 구주매출로 보유 주식(428만5,715주) 중 절반가량인 215만주를 처분해 약 935억원(공모가 4만3,500원 기준)을 손에 쥔다. 투자금(472억원)을 고려하면 벌어들인 돈은 463억원이다. 수익률이 90.09%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가 구주매출 이후 주가 추이를 봐가며 잔여 물량을 블록딜 등으로 처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물량의 평가가치는 929억원가량이다. 어느 시점에 얼마에 매각하느냐에 따라 차익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이 물량은 보호예수로 인해 앞으로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매각이 가능하다. 골드만삭스는 상장 차익뿐 아니라 2007년 씨에스윈드 주식을 취득한 후 해마다 약 15억원에 이르는 배당금도 덤으로 챙겨 짭짤한 이익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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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인 김성권 회장도 구주매출로 보유 지분 중 75만주를 매각해 326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액면가 500원을 대입해 단순 계산하면 288억5,000만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반면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는 씨에스윈드 투자로 쪽박을 찰 위기에 처해 울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에스윈드는 이날 시초가(3만9,150원) 대비 14.94% 급락한 3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보다 23.45%나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에 상장한 기업이 첫날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씨에스윈드가 처음이다. 기관이 15만주 이상 순매도를 기록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씨에스윈드에 대한 투자 가치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손절매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씨에스윈드는 지난 13~14일 진행된 기관수요예측에서 10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예상공모가의 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씨에스윈드 수요예측에는 282개 기관투자가가 참여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예감한 일반 투자자들도 청약에 대거 몰려 증거금만 1조7,000억원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66.4대1이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SDS와 제일모직으로 공모 열기가 고조된 가운데 두 회사 일반 공모 청약 사이에 씨에스윈드 청약이 끼어 있어 공모주 투자자들이 오버슈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씨에스윈드는 장 마감 후 자사주 100만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히며 긴급 처방에 나섰다. 상장 첫날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취득예정금액은 이날 종가 기준 333억원 규모이고 취득 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내년 2월27일까지다. 자사주는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취득할 계획이다. 김승범 씨에스윈드 전무는 "이유 없이 상장 첫날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해 주주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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