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 민사재판을 받고자하는 소송당사자들은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민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개정법률안의 통과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소비자보호와 사법개혁을 위한 시민, 소비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공동추진협의회 소속 회원 1,000여명은 최근 「변호사 강제주의」도입 철회운동을 벌여나갈 것을 결의했다.
공동추진협의회는 『대법원이 민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는 소송을 할 수 없도록 「변호사 강제주의 」를 도입하려는 것은 국민의 법률서비스 선택권을 제한하려는 시도』라며 『소비자의 법률서비스 선택권을 지켜나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회원은 또 『특허침해와 관련한 소송대리인을 변호사로 제한한 규정을 철회시켜 변리사도 소송 대리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와함께 『변호사 강제주의는 선진국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제도』라면서 『이로인해 시민들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대법원이 법률소비자, 과학기술자, 발명가, 학계 등 관련단체의 광범위한 여론수렴 과정없이 변호사와 변호사개업을 염두에 둔 법조계의 직역 이기주의에 편승한 변호사 강제주의의 도입추진은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면서 『비싼 변호사 선임료를 지불하지 않고는 재판받을 수 없도록 하는 변호사 강제주의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법원은 오는 2003년 시행을 목표로 고등법원 및 대법원 민사사건 항소인에 대해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토록 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 3월 법무부에 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법원·고등법원에 소송 또는 상소를 제기한 사람은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아니하고는 소송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돼있다.
다만 법원은 소송비용을 낼 자금능력이 부족한 사람들 중에서 승소가능성이 일부라도 있으면 국선대리인을 선임해주도록 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대법원 관계자는 『민사사건의 경우 1, 2심에서 패소한 항소인들이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은채 재판에 임하면서 법적 쟁점 등을 제대로 몰라 재판이 지연되는 등 부작용이 많아 변호사 강제주의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경제적 능력이 없을 경우 국선대리인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어서 항소인이 법률 서비스를 못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