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한보 해외비자금 3,270만달러 환수

한보그룹 계열인 동아시아가스가 자사 보유의 러시아석유 회사 주식을 매각하면서 해외에 빼돌렸던 3,270만달러의 비자금 전액이 검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모두 환수됐다.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4남 정한근(34·수배중)부회장이 주식매각 대금을 축소 신고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 스위스등 해외은행 비밀계좌에 은닉한 사실이 적발된 것은 지난해 7월. 당시 서울지검 외사부(강충식 부장검사)는 동아시아가스가 97년11월 러시아 루시아석유회사의 주식 900만주를 시단코사에 5,790만달러에 매각하고도 2,520만달러에 판 것처럼 허위신고, 차액인 3,270만달러(460억원 상당)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곧바로 해외은행 비밀계좌에 은닉된 비자금 회수작전에 나서 1차로 鄭부회장이 동아시아가스의 경영권을 유지하기위해 이 회사 전규정(田圭正·41·구속중)사장 등과 짜고 비자금중 2,100만달러를 돈세탁을 거쳐 외국인 투자 자금으로 위장, 국내로 들여온 사실을 적발해 국세청으로 하여금 鄭씨일가의 체납 세금으로 징수토록 했다. 검찰은 이어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된 전사장 등이 루시아석유회사 주식매각때 정부회장 모르게 착복한 590만달러와 鄭부회장으로부터 받은 수고비 등 모두 960만달러를 스위스은행 등에 은닉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1심 재판과정에서 이들을 설득, 은닉자금 전액을 회사에 반환토록 했다. 전사장 등이 반환한 돈에는 착복 사실을 알고 있던 시단코측 대리인에게 『비리를 눈감아 달라』며 건넨 100만달러도 포함됐다. 검찰은 마지막으로 鄭부회장이 지난해 2월 동아시아가스 임종인(林鍾仁·34·구속중)기획부장을 시켜 스위스은행 비자금중 200만달러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S은행 박모씨 계좌에 숨겨놓은 것을 확인, 국세청을 통해 미연방국세청(IRS)에 불법자금임을 통보하고 추적을 의뢰했다. 미국세청이 자금출처 조사에 나서자 부담을 느낀 박씨는 명의신탁된 예금을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알려왔으나 鄭씨 일가의 반발과 이돈을 鄭씨일가의 뜻과 무관하게 돌려주었을 경우 이에따른 민사책임등을 우려, 국내송금을 주저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지난 4월2일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鄭총회장을 비밀리에 소환, 미국 은닉 비자금을 추징하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은 뒤 각서사본을 박씨에게 전달했으며, 이를 본 박씨는 마침내 같은달 28일 임씨의 국내 J은행 개설계좌에 이자를 포함, 201만5,000달러를 송금하게 된 것이다. 검찰의 각서 요구에 鄭총회장은 순순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검찰은 정씨일가의 해외 비자금 3,270만달러중 돈세탁 경비 등으로 사용된 10만달러를 제외한 전액을 9개월만에 환수하는 데 성공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환수된 200만달러는 사상 처음으로 외국 국세청과 공조해 해외에 불법 은닉된 검은 돈을 강제로 들여왔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해외에 숨겨진 검은 돈의 실체가 드러나면 끝까지 추적, 환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CO.KR

관련기사



윤종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